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6%, 14%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추석을 앞둔 2주간에만 출하량이 전년대비 5%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기상 등 생육여건이 좋았던 때문이다. 다만 추석 대목을 노려 이른 시기에 출하될 것이기에 착색불량 등 일부 품질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인지 가격이 좋지 않아 불안한 상황. 8월 도매시장 평균가격이 상품 10kg 한 상자에 2만4천~2만7천 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만 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이대로라면 가격폭락 사태가 올 수도 있어 정부의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여름과일 중 하나인 복숭아는 이미 가격폭락에 준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복숭아 역시 재배면적이 2%나 줄었음에도 생산량이 12%나 많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이 4.5kg 한 상자에 3천 원도 안 돼 생산원가는커녕 운송비도 못 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복숭아즙으로 가공해서 판매해볼 요량을 내보지만 전문 가공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아 재고량은 물론 비상품과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 대책발표 소식은 없다. 거의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올해 같은 상황이면 ‘이른 추석’을 핑계로 “지켜보자”가 전부요, 상황이 급해지면 소비촉진이니 가공확대 대책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 놓기 일쑤다. 사실상 의미없는 대책인데다 생산자단체가 해결해야 할 몫인 셈이다. 농가입장에선 면밀한 통계예측에 따른 실효있는 대책을 요청하지만 이것 역시 무소용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마늘이나 양파, 무, 배추 등 채소류의 경우엔 어느정도 대책이 될 수 있다지만 다년생인 과수는 어찌해볼 방법이 없다. 오직 농가가 작목전환을 고려해 볼 만하지만 평생의 농사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터, 당장엔 어렵겠지만 반복되는 가격폭락사태를 막을 중장기 대책마련에 정부와 생산자가 함께 나서길 바란다. 최근 채소류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재배면적조절협의회’가 좋을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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