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청춘찰’...시비법 보완 등 연착륙 시도

강원 특산품 ‘청춘찰’·‘대홍’ 신품종 시장평가회

지난 8월 12일과 13일 양일간 가락시장에서는 강원도를 대표할 신품목 옥수수 ‘청춘찰’과 홍천의 복숭아 농가가 육종하여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되고 있는 복숭아 ‘대홍’의 시장평가회가 열렸다. 이번 시장평가회는 농촌진흥청과 강원도농업기술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 신품종 옥수수 ‘청춘찰’...기능성 & 대중성

한국청과 회의실에서 열린 신품종 옥수수 ‘청춘찰’ 시장평가회에서는 ‘기능성’이냐, ‘대중성’이냐에 대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옥수수의 대부분은 ‘미흑찰’ 품종과 ‘미백2호’ 품종이다. 몇 년 전 ‘대학찰’ 품종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식었을 때 급격히 맛이 떨어지는 단점으로 인해 현재 도매시장의 주력품종에서는 밀려난 상태이다.


‘청춘찰’의 가장 큰 특징은 ‘안토시아닌’이다. 청춘찰은 수염부터 알맹이, 속대까지 온통 짙은 보랏빛을 자랑한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의 풍부한 함량이 특징이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옥수수연구소 관계자는 “찰옥수수의 신 부가가치 창출과 찰옥수수 용도의 다양화를 위해 ‘청춘찰’이 육성됐다”면서 “기능성 증진 찰옥수수 개발을 통해 재배면적 확대와 과자, 빵, 차 등 다양한 가공용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용 관점에서 도매시장의 평가는 철저한 준비를 조언했다. 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옥수수의 용도는 크게 2가지이다.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찜통판매용과 대형마트 및 소매점 판매용이다. 특히 찜통판매용 옥수수의 가장 우선하는 선택기준은 당도와 찰기이다. 찜통판매용 수요에 대한 관점에서 ‘청춘찰’은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가락시장 경매사들은 “청춘찰은 작년에 이어 2번째 보고 있는데, 찰기나 당도 면에서 ‘미흑찰’이나 ‘미백2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찜통판매에서는 크게 선호되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특히 “생으로 껍질을 깠을 때도 짙은 보랏물이 묻어나는 것은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루 끝까지 알이 차지 않는 점과 기본적인 당도와 찰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능성만 강조하는 것은 제값을 받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옥수수를 취급하는 중도매인들은 “옥수수 자체가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기존 품종보다 당도와 찰기가 떨어진다면, 기능성을 살려서 도매시장보다는 소비자가 찾아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짙은 보랏빛 자체가 소비자가 선호하는 색깔은 아니며, 오늘 나온 청춘찰이 수확적기를 지난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옥수수연구소 관계자는 “금요일에 수확해서 쪘다가 냉동시킨 것을 가지고 왔다(평가 당일은 월요일 오후)”면서 “자루 끝까지 알이 차지 않는 것은 시비법 등을 보완해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도매시장을 통한 대중화 보다는 기능성을 강조한 직거래로 연착륙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 홍천 ‘대홍’ 복숭아...“벌크출하로 비용 절감 고민해야”

강원도 홍천군 고종현 농가가 품종등록한 ‘대홍’은 홍천군 특산품으로 육성되고 있는 신품종 복숭아이다. 1과당 350g 중량의 대과종으로 평균 11~13브릭스의 당도를 자랑한다. 특히 새꼼한 산미를 가지고 있어, 비가 많이 오더라도 맛이 밍밍해지지 않는다. 과실 표피에는 털이 거의 없고 씨가 작다. 도매시장 용어로 속칭 ‘딱딱이’(겉이 단단해 쉽게 무르지 않는 복숭아를 말한다)다. ‘대홍’을 품종등록한 고종현 농가는 “대홍은 7월 하순부터 8월말까지 수확되며, 영상 7도에 보관하면 1달 이상 저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락시장 경매사들은 “8월에 출하되는 복숭아의 경우 잦은 비로 인해 당도가 떨어지고, 빨리 썩기 때문에 로스율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대홍의 경우 산미가 있기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당도가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으며, 7월에 출하되는 ‘경봉’의 끝물쯤인 8월 5일 경부터 ‘대홍’이 출하된다면 시기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농가에 주의도 당부했다. 경매사들은 “홍천지역은 대부분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가락시장으로 출하하는 농가가 거의 없다”면서 “직거래 판매와 도매시장 판매는 선별 및 포장 뿐만 아니라 가격대와 물량 등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은 “대홍 정도의 복숭아는 당도와 식감 등 모두 양호하다”면서 “아직 가락시장으로는 출하되는 물량이 없기 때문에 지금 정도의 상품성으로만 출하된다면 충분히 좋은 가격이 예상되며, 지금까지 선보였던 신품종 복숭아 중에서 가장 시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나 소매점에 납품할 때 쏟아 부어서 벌크로 판매할 수 있는 복숭아는 딱딱이 밖에 없기 때문에 포장방식은 10kg 단위로 바꿔서 가락시장 출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3kg 단위는 가락시장에서 수요가 거의 없으며, 4.5kg 단위도 포장재비나 선별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자동선별기를 통한 10kg 벌크단위 출하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홍’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평가에 참여한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은 “대홍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락시장 출하를 통해 전국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도매시장법인 한 곳과 전속출하를 통해 전략적인 마케팅을 도모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최종태 원장은 “2틀 동안 강원도의 특산품으로 육성될 ‘청춘찰’과 ‘대홍’의 시장평가회를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보완할 점을 찾아서 소비자에게 고품질 강원 농산물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