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바이러스에 하우스 4동 초토화

하우스 홍고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안돼

 “고추밭인데 딸 고추가 없어요...”


“지금쯤이면 빨간 고추가 줄줄이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저렇게 바이러스가 와버려 이제는  수확할 고추도 없고, 아무리 용을 써도 살려내긴 틀렸어요. 홍고추는 농작물재해보험 작물도 아니라고 해서 가입도 못 했는데 보상받을 길도 없어요.”


충남 청양군 장평면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이장복(76·농촌지도자청양군연합회원)씨는 지난 6일 바싹 말라버린 고추밭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우스 안은 예년이면 새빨간 고추가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줄기와 잎이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2,644㎡에서 수확 할 고추가 없어지면서 피해액도 4~5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고추축제서 최우수상도 받아보고, 하우스에서 홍고추를 10년동안 키웠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날 줄은 꿈에도 몰랐지. 아직 무슨 바이러스인지 정확하게도 모르고 올해 농사는 끝났어요.”


그는 지난달 농사일을 하던 중 시들고 말라버린 고추들을 발견했다. ‘약을 치면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약을 쳤지만 잎과 가지가 말라가는 증상은 낫지 않고 점차 번졌다.


농약도 마냥 칠 수 없었다. 바이러스 약, 진딧물 약, 담배나방 약 등 모두 섞어서 뿌리기 때문에 한번 뿌리는데 25만원 가까이 들고, 바이러스는 약도 잘 들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칼라병 등으로 인한 고추피해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군에서는 연초에 조금 비싸더라도 내병성이 강한 품종을 권한다”면서 “바이러스는 걸리기 전에 관리가 중요한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충남 청양군 장평면 이장복씨가 고추바이러스로 인해 말라 비틀어진 고추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풋고추는 되는데 홍고추는 안돼


그는 또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불만도 밝혔다. 그는 올 초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을 하려고 했지만 시설하우스의 홍고추는 가입대상이 아니라서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현재 NH농협손해보험의 약관에서 원예시설 가입대상 작물은  딸기, 오이, 토마토, 참외, 풋고추, 호박, 국화 등 22가지다. 하지만 풋고추가 익어야 만들어지는 홍고추는 가입이 되지 않는다.


그는 “벼도 품종에 상관없이 가입이 되고, 같은 고추인데 풋고추는 되고, 홍고추는 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홍고추가 병이 많이 생겨서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토마토만 해도 빨갛게 익어야 따는데 고추는 왜 빨갛게 익혀서 따면 가입이 안되는지 화가난다”고 말했다.


정부가 농작물재해보험을 농협에만 위탁하니 빠지는 농작물이 생기고, 이로 인해서 자신처럼 피해를 입는 농가가 생겨나는 만큼 여러 보험사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개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관련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생산일수, 생산비 등을 고려해서 상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홍고추가 제외된 것은 아마도 고추보험 적용 당시 풋고추로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관계자는 “농작물재해보험은 국가의 정책보험으로 품목의 다양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다”면서 “홍고추 외에도 최근 많이 도입되는 열대작물처럼 시설원예작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품목 확대와 같은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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