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및 출하장려금 인상 등 요구

대아청과 경영 공백...산지유통인 불신 더 키워

“대아청과는 가락시장 내 타도매시장법인 수준인 4%로 위탁수수료를 낮춰야 한다. 또한 출하장려금을 판매장려금 수준으로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중도매인 충원을 통해 상장경매의 가격발견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경매사의 전문성 향상과 인력충원을 요구한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최병선 위원장.


지난 8월 7일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지유통인의 열악한 현실과 주 출하법인인 대아청과 매각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대아청과는 배추, 무, 양배추, 총각무, 대파, 쪽파, 마늘, 옥수수 품목만을 취급하는 특수법인이며, 산지유통인은 이들 품목의 대부분을 포전거래 또는 직접재배하는 전문 유통인이다.


전국 산지유통인의 연합조직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최근 극심한 어려움에 빠져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배추가격 하락이 월동배추와 봄배추로 이어지면서 자금줄이 말라버렸다. 고랭지배추까지는 어느 정도 외상거래 등의 방식으로 포전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을배추의 포전거래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어둡다. 산지유통인들은 “가을배추를 고민한 여력조차 없다”고 힘겨워 하고 있다. 여기에 무 시세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활발한 산지유통 활동으로 지역연합회장까지 역임했던 중견 산지유통인의 자살 소식은 산지유통인들의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급기야 산지유통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촉시키며 자신들의 어려움과 현실 개선을 위한 활동에 나섰다.


비대위는 먼저 호반그룹의 대아청과 인수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비대위는 “도매시장법인의 주요 목적은 농산물 거래를 통한 수익창출이 아닌, 전국 농업인들이 위탁한 농산물을 보다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는데 있다. 시장교섭에서 절대 약자인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정책으로 운영되는 것이 공영도매시장과 도매시장법인”이라면서 “대아청과 매각과 관련하여 그 동안 상장수수료 인상으로 발생한 수익은 출하자가 지불한 금액이므로 출하자들의 권익보호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일정부분 환원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대아청과 매각대금이 알려지면서 중도매인들이 먼저 일정 지분의 기여도를 주장하며 단체행동 등으로 일정 금원지급을 약속받은 것과 유사한 선상으로 보인다. 동일 선상이라면 산지유통인의 기여도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또한 2000년대 이후 가장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는 산지유통인의 절박함도 크게 작용했다.


비대위의 주장은 4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대아청과의 현행 위탁수수료 6~7%를 타도매법인 수준 4%로 인하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대아청과는 과거 4% 수수료를 지금의 6~7%로 올리기 위해 15년 전 쯤 당시 대표가 산지유통인 이사회에 참석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경영이 개선되면 수수료를 내리겠다는 약속 하에 인상안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출하장려금의 판매장려금 동일수준 인상이다.

비대위는 대아청과의 경우 가락시장에서 가장 높은 위탁수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출하장려금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셋째, 중도매인 충원 및 규모화이다. 비대위는 경매제도의 기본 취지는 중도매인간 경쟁을 통해 가격을 발견하는데 있는데, 과거에 비해 현재 중도매인 숫자가 줄어들면서 수취가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째, 전문적인 경매사 양성 및 충원요구이다. 경매사는 농업인과 직접 교감하며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경매사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최병선 위원장은 “산지유통인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는데, 주 출하법인이라는 대아청과는 아무런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도매시장법인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이윤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는 대아청과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공영도매시장에 대한 산지유통인의 기존 입장을 전면 재검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아청과 관계자는 “배추, 무 가격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산지유통인의 어려움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최근 회사매각으로 창사 이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의 행보가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그 동안 산지유통인과 대아청과는 같은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할 상생관계”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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