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 횡성인삼영농조합법인 최기종 대표

 

“인삼과 도라지는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잖아요. 더덕은 둘 사이에 항상 끼어있는 작목이에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삼이나 도라지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아쉽죠. 그 부분을 가공을 통해서 극복해 나가고 있어요.”


강원도 횡성군은 전국 더덕 생산량의 25%가 생산되는 더덕 주산지다. 최기종 횡성인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횡성더덕을 가공해 새로운 소득원을 찾고 있다.


최기종 횡성인삼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더덕 가공에 주목한 계기는 기존의 더덕 소비 패턴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2005년 횡성인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홍삼과 인삼을 주로 가공했다. 이 경험을 살려 2008년부터는 지금의 ‘하심정’이라는 더덕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더덕을 가공하고 있다.


“홍삼, 인삼 제품은 대형 업체가 국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횡성군이 옛날부터 더덕 주산지라 과감하게 더덕 재배와 가공에 도전을 했어요. 더덕은 홍삼 못지않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작물이고, 특히 가공품은 당시만 해도 거의 없었어요.”


특히 최근에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발효 ‘흑더덕’을 출시했고,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기술이전까지 받은 흑더덕 발효기술은 흑마늘에 착안한 것으로 더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단맛이 흑더덕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블랙푸드라 소비자들의 반응은 더 크다.


“생산자 입장에서 더덕이 제값을 받으려면 더덕의 기능을 제대로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밭에서 재배하는 더덕은 판매까지 보통 3년을 기다려야 하고, 산에서 재배하는 더덕은 6년이 넘게 걸려요. 생산비는 높은 반면에 소비는 잘 안 되기 때문에 농사가 힘들어요.”


그럼에도 그가 고품질 더덕생산과 가공에 주력하는 이유는 품질에 자신이 있고, 또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온 토종작물이기 때문이다.


“토종은 가장 척박한 곳에서 자란다고 하잖아요. 강원도는 작물을 하기에는 최악의 환경이에요. 횡성도 마찬가진데 그렇게 산에서 자라는 더덕을 밭으로 갖고 내려와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거에요. 지금은 밭에서 더덕을 재배하다가 다시 산에서 재배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어요.”


그는 하심정(下心正)이라는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불교에서 하심(下心)은 자기 자신을 낮추어 남을 높인다는 뜻으로 수행의 가장 첫 단계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거기에다가 바를 정을 하나 추가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소비자를 대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결국은 판로 확보가 관건인데 앞으로 생더덕과 더덕 가공품의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그게 바로 6차산업을 제대로 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덕산업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 최기종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 <더덕>


“더덕의 가치가 많이 알려지길 바래요”

 

더덕은 초롱과에 속하는 다년생 숙근초로서 사삼, 백삼, 양유라고도 하며, 뿌리는 도라지처럼 굵고 식물체를 자르면 뮤신이라는 성분이 나온다.


더덕은 식용부분이 뿌리인 근채형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 분포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적국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강원도와 경북의 고산지대, 제주도가 주요 산지이다. 더덕을 자르면 하얀 진이 나오는데 이 진속에는 인삼의 약성분인 사포닌이 들어있어 이것이 쓴맛을 내며 약리작용을 한다.


또 더덕은 사삼이라고 하는데 모래땅에서 자란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산삼에 버금가는 약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조가 마셨던 탕약에 인삼 대신 사삼, 즉 더덕을 넣고 끓였다는 기록이 있고, 광해군때 좌의정까지 한 한효순은 더덕으로 꿀떡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쳐 총애를 입고 정승이 돼 ‘더덕정승’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더덕이 왜 토종인지는 역사기록에 잘 나와 있어요. 조선시대, 신라시대의 기록물에도 더덕에 관한 이야기가 있고요. 이렇게 더덕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데 아직 인기는 많이 없어요. 그게 아쉽지요.”


그의 말처럼 더덕은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어 구이, 찜, 절임, 무침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찰에서는 더덕의 어린순으로 나물을 무쳐먹고 뿌리는 튀김, 전, 무침, 장아찌 등으로 먹으며 송차에 넣기도 한다.


“더덕은 요즘말로 긁지 않은 복권 같아요. 아직 더덕의 가치가 많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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