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정준용 과장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은 1~3개 정도로 전망했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은 농작물과 시설물이 물에 잠기는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농작물의 웃자람, 병해충 발생 증가 등 2차적인 피해도 많기 때문에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전 대응이 중요하다.


논은 배수 시설 점검과 제방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두렁에 물꼬를 만들 때는 비닐 등으로 흙을 덮어 무너지는 것을 막는다. 계단식 논은 큰 크기의 물꼬를 여러 곳에 만든다.

벼가 침.관수 됐을 경우 벼에 묻어있는 흙 앙금과 오물 등을 씻어 공기와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해야 한다. 물을 뺀 뒤에는 뿌리의 활력 증진을 위해 새 물로 걸러대기를 한다. 그리고 도열병, 흰잎마름병, 벼멸구 등의 병해충을 예방하는 약제를 살포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고추, 참깨 등 밭작물과 시설재배 작물도 배수로를 깊게 설치하고, 높은 이랑 재배를 하여 과습에 의한 습해를 예방해야 한다. 시설재배 작물은 하우스와 하우스 사이에 비닐을 피복하는 것도 외부에서의 물 유입을 막는 방법이다.

밭작물은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 흙과 함께 쓸려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3~4포기씩 묶어주거나 줄 받침대를 설치하여 쓰러짐을 방지한다. 농작물이 쓰러졌을 때에는 땅이 굳기 전에 세우고, 뿌리가 노출됐을 경우 즉시 흙으로 덮어준다. 습해가 심각할 경우를 대비해 밭작물은 메워 심기, 새로 심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과수원은 배수로의 경사도가 높고 길 경우, 유속을 감소시키는 집수구를 추가 설치하고 부직포 등으로 덮어 토양 유실을 방지한다. 강풍이 불기 전에 미리 가지를 유인하여 묶어주고, 나무에 삼각 받침대를 설치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바람에 부러진 가지는 절단면을 최소화해 잘라낸 뒤 보호제를 바르고 적용약제를 뿌려준 뒤 끈이나 천으로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폭우가 내린 뒤에는 병해충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에 수확기에 이른 열매가 떨어지면 가공용 등으로 이용하고, 덜 익거나 상처가 난 열매는 땅에 묻거나 소각하여 과수원의 환경을 관리해야 한다.


축사는 축대와 지붕, 벽을 점검 한 뒤 필요할 경우 즉각적인 보수를 한다. 바닥에 깔아놓은 짚은 자주 갈아주고, 정기적으로 축사 내부 소독과 급수기를 청소 한다. 축사에 습도가 높으면 가축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보관하고 있는 사료는 높은 곳으로 옮겨 침수되거나 젖는 것을 방지한다. 축사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으면 가축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킬 수 있는 장소를 파악하고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 분뇨 처리장에서 오염된 물이 유출되어 주변 농경지 등에 유입되지 않도록 분뇨 저장 시설을 집중 점검 한다.


시설하우스의 경우 비닐이 강풍에 날리지 않도록 외부에 고정 끈을 단단하게 당기고 낡았을 경우 미리 교체한다. 서까래와 도리, 기둥과 중방 등 연결 이음부의 결속 상태를 점검하고 시설 내부의 전기·전자 장비를 점검하여 누전을 방지한다.


농기계는 반드시 방수 덮개를 씌우고 비바람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보관한다. 만일 물에 잠겼을 경우 깨끗이 닦은 후 습기가 완전히 제거됐을 때 부식을 막아주는 기름을 칠한다. 윤활유와 연료는 모두 교환하고 각  주유구에 윤활유 및 그리스 등을 주유한다. 이때 농기계의 시동을 걸면 연소질 안에 남은 이물로 인해 엔진이 손상되거나 전기 누전 및 합선이 발생하여 배선이 타버릴 수 있으니 시동을 걸면 안 된다.


여름철 풍수해로 인한 농작물과 시설물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첫 걸음은 기상정보 확인이다. 또한 각 작물별 사전.사후 관리요령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철저한 사전 준비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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