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초는 지난 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백두산에 올랐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와 나눈 이야기의 소재로 화제가 됐다.
당시 리설주 여사가 “7~8월이 제일 좋고,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하자,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 집 마당에도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만병초는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칠리향이나 향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 영하 30도에서도 버텨내는 생명력


만병초는 우리나라에서는 태백산, 울릉도, 지리산, 설악산, 백두산 등 고산지대에 천연 분포하고 있고, 백두산에는 노란 꽃이 피는 노랑만병초가, 울릉도에는 붉은 꽃이 피는 홍만병초가 있다. 대부분 하얀색 꽃이 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내음성이 강해서 다른 나무 밑에서도 잘 견디고 공중 습도가 높은 곳을 좋아해 집에서 기르려면 분무기로 잎에 자주 뿌려주는 것이 좋다. 9월경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열매에 종자가 들어 있다.


아울러 만병초는 생명력이 몹시 강한데 영하 30도의 추위에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만병초는 이름 그대로 만가지 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초다. 한방에서는 우피두견, 석남엽 등으로 불리고 많이 쓰지 않지만 일부 민간에서는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쓰고 있다. 만병초는 고혈압, 저혈압, 당뇨병, 신경통, 관절염 등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사용법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이밖에도 중국의 의학사전인 중약대사전에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고 시큼하며 생리불순, 토혈, 자궁출혈, 직장궤양출혈, 이질, 관절염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고 한다.

 

■ 무분별한 채취로 희귀해져 가


진달래과 진달래속에 속하는 홍만병초는 지리산, 울릉도와 북부지방에 자생한다.
높이 3∼4m 정도로 자라며 늘 푸른 잎을 가지고 7월에 진한 홍색으로 가지 끝에 10∼20개의 꽃이 다닥다닥 달려 사시사철 우리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울릉도에서는 보는 즐거움으로 인해 집집마다 홍만병초 한 그루씩 산에서 채취해 키우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릉도 성인봉을 중심으로 한 산림지대에 흉고직경이 5㎝ 이상인 홍만병초가 흔할 정도로 울릉도 산림은 홍만병초로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땔감이나 관상용으로 무분별한 채취가 이루어져 현재는 어린 치수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만병초는 민간에서 만 가지 병을 다스리는 풀로 알려져 있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문 약초꾼들도 만병초를 채취해 더욱 희귀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유용성과 희귀성 때문에 만병초의 대량증식 연구가 필요하고, 아직까지 제한적으로만 수행돼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자생 만병초인 만병초와 노랑만병초는 해발 1,000m 이상 서늘한 고산지대에만 분포해 따뜻한 저지대에서의 적응이 어려워 원예시장의 진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홍만병초는 울릉도 민가 주변에서도 꿋꿋이 잘 사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자생 만병초 산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여름철 고온 피해에 대한 내성, 즉 내서성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차나 술로 먹지만 독성도 있어


만병초는 잎과 뿌리를 약으로 쓴다. 잎을 쓸 때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채취한 잎을 차로 달여 마시고, 앞서 말한대로 뿌리를 쓸 때는 술을 담가서 먹는다. 하지만 이 약초에는 안드로메도톡신이라는 유독성분이 있어 잘못 사용하면 호흡중추마비와 설사, 구토를 일으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만병초는 구토와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주의를 해야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조경수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는데 꽃의 색이 다양하고 아름다워 정원이나 공원, 울타리, 분화용 등 관상용으로 적합하다는 평이다.


품종에 따라 10∼20cm에서 3m 이상 자라고, 특히 꽃이 크고 겨울에도 잎이 안 떨어지는 상록수여서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식물원과 공원, 주택정원 등에서 정원 식물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선진국에서는 정원 조경수에 대한 관심이 커 앞으로 만병초가 수출 유망 품종이 될 수 있다는 평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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