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에도 돼지고기가격 하락세


ASF로 돼지고기가격 폭등.국내시장 영향 거의 없어

국내 재고량 증가, 소비부진 탓에 산지·소매 모두 하락

한돈농가 “여름보양식 한돈 많이 드시라” 대국민 호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베트남을 넘어 북한까지 번지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가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자 돼지고기 공급부족과 가격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이 비축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이미 280만 마리, 중국은 110만 마리 이상이 폐사하거나 살처분됐다. 지난 5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18만7천45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3퍼센트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산 돼지고기가 국내시장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돼지고기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하는 여름 성수기임에도 올해는 사상 최저가를 형성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월 돼지고기 평균 산지가격은 1킬로그램에 4천2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퍼센트 하락했다. 6월 가격으로는 지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며, 사상최대 폭락했던 2013년에도 올해보다는 높았다.


소매가격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6월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중품) 100그램 평균가격은 1천936원으로 평년 2천195원을 크게 밑돌았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해외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과 6월 돼지고기 소비 성수기임에도 가격하락이 지속되는 이유는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 증가와 극심한 소비부진 때문”이라며 “연초부터 시작된 가격하락이 올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돈농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의 국내 전체 재고량 추정결과, 지난해 말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은 총 5만8천58톤으로 2017년 연말대비 70퍼센트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 심리지수 또한 두 달 연속 하락한 97.5포인트로, 외식 대표 메뉴인 돼지고기 소비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태식 한돈자조금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한돈농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위협과 소비위축이라는 이종고를 겪고 있다”며 “한돈농가와 정부가 합심해 전염병 국내유입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신선하고 안전한 여름철 보양식인 한돈을 안심하고 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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