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실용화재단 스마트농업본부 정성림 농기계검정팀장

대대 어떤 상품을 구입코자 할 때 소비자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구입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물며 고가인 농기계는 농업인들이 구입에 앞서 갖가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농가 입장에서는 영농규모의 크고 작음은 물론 경영여건에 맞게 어떤 규격의 기종을 고려하더라도 유사한 규격의 제품들이 많아 합리적 선정은 녹록치 않다. 


정부는 농업인들이 올바르게 농기계를 구입할 수 있도록 새로이 보급되는 형식의 농기계가 소정의 성능 및 안전 요건을 만족하는지의 여부를 사전에 공적 검정을 통해 확인을 받도록 하고 그 시험성적의 개요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검정은 공급자의 요청으로 수행되는 신규개발 기계의 형식에 대한 검정으로, 농용트랙터와 같이 주로 표준화된 시험실 환경에서 시험하는 몇몇 기종을 제외하고는 특히 수확기류와 같이 시험포장이나 작물조건 등이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그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상대비교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을 비추어 볼 때 수많은 경쟁 모델 중에서 구입을 고민하고 있는 농업인에게 있어 유사한 형식의 여러 기대 간 비교시험 정보는 본인에 적합한 모델 선정에 매우 유용하리라 본다. 특히, 그 비교시험 조건이 구입 농업인이나 공용일 경우 그 작물 주산단지의 토양이나 작물 조건에 가까울수록 각 모델간의 기능과 성능의 특성에 대한 상대적인 정보는 소비자에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경우 일반 제품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소비자의 요구도가 높고 구매 시점에서 가격, 품질 등의 비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비교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115품목에 대한 비교시험 결과 보고서를 ‘비교공감’ 웹페이지에 게재하여 무료로 열람케 하고 있다. 


농업기계의 경우, 독일에서는 오래전부터 DLG(독일농업협회) 시험소에서 주관하여 농용트랙터, 보통형콤바인, 비료살포기, 농용로더, 텔레핸들러, 파종기, 쟁기 등 다양한 기종에 대한 비교시험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비교시험 결과를 거의 매월 농업기계 유수 전문 매거진 PROFI지에 게재하는 등 활발히 수행해오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농업기계는 제조·공급업체간의 치열한 개발·보급 경쟁으로 거의 모든 기종에 있어 선택의 폭은 넓어 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종간의 객관적인 비교정보가 없어 농업인에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여러 제조사들 간의 유사모델에 대한 비교시험이 성공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수요자 맞춤형 정보에 대한 객관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의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복수기대에 대하여 동일한 토양과 작물 조건에서 동일한 시간에 시험하여 객관성을 확보할 것,  둘째, 시험대상 기대 확보는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구매하며, 업체로부터 지원은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 셋째, 사업 주관은 시작단계에서는 여건상 현재 한국소비자원의 경우나 독일의 경우처럼 공공기관 주도로 정부출연금으로 시작하는 것 등이 현실적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이러한 시험은 공급자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공급자와 소비자 그리고 여러 유관기관을 포함한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다방면에 걸친 논의가 반드시 선행 되어야 한다.


상기한 바와 같이 농기계 구입을 앞두고 선택에 고민하는 농업인에게 정확한 비교정보는 매우 요긴하다. 또한 농기계 비교정보 서비스는 농가에는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제조자에게는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그리고 농업기계 거래시장에는 한층 투명하고 공정한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농가 경쟁력 제고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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