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기능성 식품시장에서 웰빙 식품으로 재조명
보리, 기능성 식품시장에서 웰빙 식품으로 재조명
  • 위계욱 기자
  • 승인 2019.06.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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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밀, 콩, 옥수수와 더불어 5대 곡류로 꼽히는 보리는 벼나 밀에 견줘 등장이 천년 정도 빠르다. 보리는 기원전 1만8000년경부터 인류의 주요 식량작물이었다. 현재에도 세계 곡류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 보리는 기원전 5세기경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서민의 굶주림을 덜어준 제2의 곡식이었던 것. 보리는 밥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고추장과 된장, 술, 떡, 식혜 등 다양한 음식재료로 사용되며 우리 식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데 기여해왔다.


쌀과 밀보다 먼저 인류 주식으로 이용되던 보리는 20세기 이후 생산량이 증가한 쌀, 밀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잡곡의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역시 생산량과 소비량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맥주보리 등의 수입 증가로 보리산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더욱이 보리수매제 전면폐지와 시장개방 확대로 인해 보리산업은 백척간두에 놓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리산업의 재도약을 시도는 지속되고 있다. 제2의 주곡에서 졸지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보리산업이지만 생존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리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강조되면서 건강식품의 상징으로 제 위치를 찾고 있으며 잡곡이 아닌 주식의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 맛과 기능성을 개선한 다양한 보리품종이 개발되고 있다. 보리 싹(맥아)도 건강기능식품의 반열에 오르고 보리가공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맥주와 위스키 같은 술은 더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특히 보리는 베타글루칸 등 영양가 높은 대표 맥류로서 세계적으로 웰빙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어 보리 소비확대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성 품종 육성, 용도별 적합 품종 개발 및 건강기능성소재화를 위한 기초기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보리산업 재도약 위한 다양한 품종 개발


현재 전국 쌀보리 재배면적의 80%(14,000ha)를 차지하는 흰찰쌀보리는 품질은 우수하지만 키가 작아 기계수확이 어렵고 보리 호위축병에 약해 생산량 감소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 개발된 품종이 ‘누리찰’이다. 누리찰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품질에 생산량도 10% 증가한 품종으로 현재 국립종자원에서는 농가에 보급키 위해 원종 생산단계에 있다. 2018년에는 보급종을 생산, 올해부터 농가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누리찰은 농가보급을 통해 20년 만에 흰찰쌀보리를 대체,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농진청은 누리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리 품종을 개발했다.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물질중의 하나인데 안토시아닌 함유 색깔보리인 자수정찰(2006)을 시초로 자색품종으로 자수정찰(2006), 보석찰(2008), 청색품종으로 강호청(2009), 흑색품종으로는 흑나래(2010), 흑누리(2011), 흑광(2012) 등을 개발해 보리 품종의 다양성과 기능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보리를 웰빙식품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우수한 대안찰(2008)과 생산량이 높고 추위에 강하며 국수 가공특성이 좋은 다한(2012)등이 개발됐다. 추위에 강한 쌀보리 품종 개발로 쌀보리를 경기지역까지 확대 재배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호위축병에 강한 신품종 보급으로 보리 호위축병 상습 발병 지역에서의 수량 감소를 줄일 수 있게 되어 농가 수량 증대가 기대된다.

 

■보리 기능성 연구 활기…가공산업까지 확대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이미자 박사는 국내 보리품종 개발 권위자로 통한다.
이 박사가 개발한 품종만도 나열조차 힘들 지경이다.


특히 이미자 박사가 주목받았던 것은 보리밥 저장시 갈변의 주원인 물질이 프로안토시아니딘임을 밝혀내고 프로안토시아니딘이 없는 찰성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초기세대에 프로안토시아니딘과 찰성검정을 동일한 미량시료로 검정할 수 있는 검정 방법을 개발해 특허 등록한 것이다.


인공교배하고 개발된 검정방법을 활용해 초기세대를 선발하고 세대 전개를 해 세계 최초 시간이 지나도 보리밥 색깔이 변하지 않는 찰성 쌀보리 품종인 `영백찰’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백찰은 백도도 높아 보리밥의 품질 향상과 소비자 선호도 감소 없이 제품의 보리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즉석밥 제조 시험결과 기존 원료보다도 우수한 품질 평가(백도 38.5→48.5)를 받았으며 특히 보리쌀을 덜 깎아도 높은 백도를 나타내어 산업체에서는 원료의 원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 당뇨환자는 251만명(2015년)으로,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보리의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인 베타글루칸은 일반적으로 보리에 4~7%가 함유돼 있으며 항당뇨, 비만,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입증됐다.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은 기능성 품종개발을 위해 보리전분 특성을 이용한 검정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 검정방법을 이용해 베타글루칸 함량이 11%(기존대비 2-3배 증가)로 국내 개발 품종 중에서 가장 높은‘베타원’ 품종을 개발했다. 미국 FDA는 1일 0.75g 베타글루칸 섭취를 권장하고 있는데 일반보리의 경우에는 1회 40%(13g)을 혼식해야 하지만 베타원의 경우에는 1회 17%(13g)만 혼식해도 권장량 섭취가 가능하다. 


이렇게 개발된 검정방법들은 이후에도 보릿가루용으로 백도가 높고 가공특성이 좋은 메성쌀보리 품종인 `한백’과 베타글루칸이 높은 품종 등을 개발하기 위한 선발 방법으로 이용됐으며 현장에서는 종자 순도 유지뿐만 아니라 원료의 품질관리에 간편하게 활용되고 있다.

 

■신품종 산업화 일조…수출시장 활기


농진청은 신품종 보급과 최적 원맥생산이 이뤄지도록 용도별 적합 보리 품종의 대단위 실증시험 및 단지조성을 지원하고 가공업체와 생산농가의 연계를 도모했다.


생산농가 단지화로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고품질 국내산 보리 생산 확대와 농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소득보장을 위해 컬설팅, 현장기술지원 등 보리 재배기술을 투입해 6건의 통상실시와 고창, 장흥, 해남, 강진, 김제 등 8지역에 단지를 조성했다.


특히 전북 고창지역과 전남지역에 검정보리 재배 단지를 조성하고 생산된 검정보리 종자는 ㈜하이트진로음료에서 개발한 검정보리음료인 블랙보리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출시 3개월 만에 500만병(75억)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기능성 색깔보리는 오색컬러보리쌀로 제품화돼 연간 50억원 판매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최초 해외 수출이(미국, 2015년 2.7톤→2016년 21.7톤, 6만달러) 이뤄졌고 2018년에는 중국, 일본 등에도 수출길에 나섰다.


또한 2017년 12월에는 삼색보리쌀로 처음 홈쇼핑에서 판매돼 2달만에 5억의 판매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베타원은 당뇨 환자용 죽 개발 원료로 사용될 예정이며 이들 제품 개발을 위한 품질 및 정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흑누리는 제빵특성이 우수해 CJ뚜레쥬르에 추천, 건강빵으로 제품화 돼 1,273개 가맹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보리 커피 품질 시험 결과 드립시간이 기존대비 3배가 단축(4:30→1:48분) 됐고 카페인 함량도 커피 대비 약 2.6배(1,548→595.2 mg/100g)가 적어 보리커피 원료로 사용돼 임산부나 청소년들의 커피 이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 인터뷰 = 보리 신품종 개발 주역 이미자 박사

가공산업 확대로 농가·기업 동시만족 시킬 터

 

통상적으로 보리는 인공교배에서 품종 개발까지 대략 7~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이후 쌀보리 품종은 47개 품종이 개발됐으며 이 중 전체 쌀보리 품종의 30%에 해당하는 15개 품종을 개발했다. 순수하게 이미자 박사 손을 거쳐 보리 신품종이 탄생한 것이다.


보리는 과거 식량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진지 오래됐고 현재 소비량은 1.4kg/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이 박사는 품질향상과 기능성 증대를 목표로 품종 개발 연구를 수행해 세계 최초로 색깔이 변하지 않은 보리 품종을 개발했고 가공특성이 우수한 흑누리는 음료, 커피 등 다방면에서 사용이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이들 품종들의 보급 확대를 위해 기능성 및 우수성의 과학적 입증을 통해 보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박사는“신품종 보급과 최적 원맥 생산, 가공업체와 생산농가의 연계 도모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보리 주요 성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가공식품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과 농가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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