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채는 단맛, 매운맛, 쓴맛의 세 가지 독특한 향과 맛이 난다 해서 삼채(三菜). 인삼의 어린뿌리와 모양과 맛이 비슷해 삼채(蔘菜)라고 이름 붙여졌다. 삼채의 잎은 부추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뿌리는 인삼을 연상시킨다.


본래 미얀마, 인도, 중국, 부탄 등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던 식물로, 식재료 또는 약초로 이용됐으며 미얀마에서는 국민채소로 불린다. 고대 중국인들은 3000년 전부터 삼채를 식용 및 약용으로 사용해왔고 유럽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삼채가 보급된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다.


삼채는 원래 고랭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지난 2010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전라도, 충청도 등 국내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삼채를 도입한 초기에는 삼채의 재배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 잎이 마르거나 뿌리까지 무르는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도 많았다.


최근 삼채 재배법이 개선되고 대량 생산됨에 따라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고 구입도 쉬워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삼채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하고 이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었다. 이에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에서는 삼채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분석하고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과 관련되는 질환 중심으로 기능성 평가를 수행하게 됐고 국민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하게 됐다.

농촌진흥청 최정숙 기능성식품과장, 장환희·황유진 박사, 김정봉 실장, 이성현 박사.(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 세계 최초, 삼채의 복합기능성 구명


농진청은 연구과제를 통해 삼채의 부위 및 가공방법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18건의 특허와 22건의 기술이전(3.9억)을 달성하게 됐다. 또 과제 수행에 있어 국내외 전문가들(학술, 농업, 산업, 소비자)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유기적 협조 시스템이 구축됐다.


기능성 평가를 통해 삼채가 당뇨, 비만을 예방하고, 갱년기 모델의 골밀도를 개선하며 천식 증상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숙취를 예방하고 간 기능을 개선하는 생리활성이 있음을 밝혔다.


이것은 국내외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대비해 4~20%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삼채의 복합 기능성과 지표물질(cycloallin) 구명을 통해 기능성 원료 기반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기능성 원료의 수입 감소는 물론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날개짓

 

삼채의 부위와 기능을 고려해 영양바, 저염 핫소스, 초코파이, 쿠키, 숙취해소 음료, 사료 등도 개발됐는데 국민건강을 생각해 조리법을 개선(저염, 쌀가루 대체 등)했으며 성별(갱년기 여성), 연령(어린이, 어르신) 및 맛(순한 맛, 매운 맛, 어린이, 외국인용)에 대한 기호를 고려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까지 개발됐다.


영양바에는 흑미를 넣어 맛과 기능성을 더했고, 염도를 낮춘 핫소스는 치킨, 디핑, 제빵 등 용도를 다양화해서 소비자층을 확대했다. 초코파이는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 한천을 사용해 알레르기는 감소시키고 소화력은 향상시켰다. 삼채와 발아콩을 이용한 쿠키는 성장기 어린이나 어르신들의 간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는 본인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한데 알코올 분해 효과가 뛰어난 삼채는 기술이전 업체를 통해 숙취 음료로 곧 시판될 예정이다.


또한 면역 조절효과가 뛰어난 삼채는 사료 원료로 등록돼 우리 국민의 안전 먹거리 생산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삼채의 이화학적 특성과 복합 기능성에 기반을 둔 제품 개발과 기술이전, 사업화를 통해 다양한 삼채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채의 기능성과 제품에 대한 정보는 방송, 신문 기고, 전시 및 시식을 통해 국민과 공감하고, 몸에 좋은 삼채가 잘 섭취 및 소비될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복합기능성 삼채의 식의약 소재화 확대


세계적으로 매년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75% 이상의 기능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능성 소재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삼채는 부위 및 가공방법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어 원료 확보가 충분한 기능성 소재로, 국내외에서 각종 질환의 치료 혹은 개선 소재 발굴시 사용되는 물질들과 비교해서 유사하거나 우수한 기능성을 갖고 있어 기능성 원료 후보로써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만, 골다공증 및 천식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년 2,000억 이상 되는 질환으로 육체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심리적인 부담까지 줄 수 있어 반드시 치료돼야 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다양한 후유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천연소재에서 이들 질환에 대해 개선효과가 있는 소재 발굴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점에서 삼채는 국민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맞춤형 제품 개발 통한 삼채 신가치 창출


삼채는 생물로 3~5천원/kg에 유통되고 있으나 맞춤형 제품 혹은 기능성 원료로 소재화 할 경우 60~500천원/kg으로 그 가치가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50배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위한 기능성원료는 등록되기까지 3~5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수명이 짧기 때문에 삼채를 소비자가 쉽게 그리고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개발됐다. 이로 인해 삼채는 기술이전 업체로부터 약 10억(200톤)/년 이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능성 삼채를 이용한 제품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동남아나 미국을 포함한 히스패닉계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이들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삼채의 기능성 및 제품에 대한 정보 공개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향상됐고 삼채의 우수한 기능성과 개발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최적 및 최고의 제품으로 연계되고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농촌 생산현장을 찾아가서 경험하고 치유 받는 6차 산업의 발달에 기여하고 나아가 생산자인 농업인에게도 실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 인터뷰 = 삼채 연구 주역 이성현 박사

“연구원들의 합심으로 성과 낼 수 있어”

 

“사실 삼채를 접하기 전까지는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연구를 해 달라고 갖고 오신 농업인분들의 손에 들려진 삼채를 처음 접하고 삼채의 성분과 생리활성 등 그 정체를 밝히는데 사력을 다했습니다.”


삼채의 다양한 기능성을 밝히는데 일조한 이성현 박사는 “삼채의 다양한 기능성과 맞춤형 제품이 개발되면서 삼채는 이제 우리 연구팀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효도 작목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성현 박사 연구팀이 입증한 삼채의 면역 조절 효과에 대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다. 또 관련 내용은 가축 과학 리서치(Research in Veterinary Science), 가금 저널(Journal of Poultry Scie nce) 등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


특히 연구팀은 총 18건의 특허와 함께 22건의 기술이전 실적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연구 과제 수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와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기술을 이전받을 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협조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성현 박사는 “그간 농촌진흥청과 미국 농업연구청 등에서 근무하며 여러 연구원들의 도움을 받아왔다”며“특히 미국 농무부 과제 수행기간부터 물신양면 협조를 아끼지 않은 연구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삼채 연구 성과는 기능성 원료의 수입 감소는 물론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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