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과 소통강화로 제역할 다하는 ‘신둔면농업인상담소’

 

“농업인상담소는 농업인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농업인들과 쉼없는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농업인상담소 박종인 소장은 지난해 상담소장으로 부임한 이래 농업인들과 새로운 소통을 시도해 화제를 불렀다. 바쁜 영농철에 민원이 가장 많은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말끔하게 해결한 것이다.


사실 농업인상담소는 영농현장과 근거리에 존재하기 때문에 농업인들의 민원이 가장 빈번한 곳이다. 특히 농번기가 임박하면 농업인들의 상담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어떤 품목을 심어야 하냐? 어떤 약제를 써야 하냐? 작물이 병든게 아니냐? 등 다양한 상담은 물론이고 현장 방문 요청도 줄을 잇는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박 소장은 1주일 단위로 영농현장에서 꼭 해야 할 일을 A4 한 장 분량으로 정리해 단체 문자로 발송을 시도했다.

어떤 약제가 효과적인지, 영농작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농업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꼼꼼하게 기록돼 있는 소식지를 1주일전에 농업인들에게 문자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당초 농업인들에게 영농소식을 문자로 발송하는 것을 두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직접 찾아다니며 상담을 해줘도 시원찮을 상황에 문자로 대신하는 것이 과연 용납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꼭 필요한 정보가 알차게 담긴 문자에 농업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이다.


다만 농번기에 상담전화가 빗발치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담전화가 획기적으로 줄어 남들이 보면 ‘노는(?) 상담소장’으로 오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박 소장은 “농번기에 농업인들의 상담이 폭주할 때는 몸이 두 개라도 부족했지만 소식지 문자 발송 이후에는 농업인들이 주간단위로 영농 계획을 수립하게 되면서 상담 연락이 크게 줄었다”면서 “덕분에 현장으로 많은 농업인들을 만나러 갈수 있게 됐고 여전히 주말, 휴일 구분없이 24시간내 상담이 가능토록 휴대전화는 대기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말 그대로 ‘이천쌀’로 유명세가 대단한 곳이다. 박 소장은 이천이 쌀의 고장인 만큼 농업인들이 쌀농사만큼은 걱정을 덜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이천쌀 재배 매뉴얼’ 책자를 발간했다.

토양, 비료, 병충해, 농약 등 쌀농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록해 농업인들의 상담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해놓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적기에 필요한 영농정보는 유튜브에 영상으로 제공해 농업인들이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담소장의 단순한 역할을 넘어서 다양성을 가진 박 소장은 이곳저곳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강의도 얼마나 맛깔나게 하는지 지난 4월 29일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강의기법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키도 했다.


박 소장은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11개소 농업인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타 지자체에서 경제성이나 효율성 등을 따져 상담소 기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볼 때면 안타깝다”면서 “농업인들과 영농현장에서 가장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농업인상담소의 지도기능 등의 역할은 단순히 경제관념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또 “농촌진흥청이나 농업기술원에서 상담소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준다면 상담소의 기능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교육 그리고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된다면 농업인들에게 더많은 사랑을 받는 상담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