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 우리 모두의 뿌리”

 

“농사 지은지는 아마 60년이 넘었을걸요? 1960년도부터 배농사를 시작했으니 그정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경기도 화성시 황계동 화산체험학습농원 이병철 대표는 여든이 훌쩍 넘었지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로 농업인이다. 고향의 쉼터의 쉼터를 지향하는 화산체험학습농원은 EM을 활용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배와 토종 산약초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는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면서 지어야하고, 품질 좋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해요. 그렇게 되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게 되고, 특히 도시의 어린이들에게 엄마의 품속같이 따듯하고 포근한 고향 같은 쉼터를 제공할 수 있어요.”


그는 배농사를 비롯해 복숭아, 사과, 베리류 등 다양한 과수나무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가시오갈피, 갯기름나물, 자소엽, 고려엉겅퀴 같은 토종 약초에 대한 관심이 많다.
농원 한켠에 마련된 약초밭에서는 연중 약초를 볼 수 있고, 아이들의 교육과 체험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토종약초가 있는 곳은 내 놀이터에요. 배 농사는 둘째 아들이 짓고 있고, 나는 나이가 있어서 조언만 하는데 요즘은 약초밭에서 놀아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씨앗도 나눠주고 그래요. 사람도 식물도 뿌리가 있어야 해요. 토종이 뿌리에요. 나같은 사람이 잘 가꿔놓으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잖아요. 또 미생물제재 쓰고, 친환경 농업을 하면 모두에게 좋아요.”


원로 농업인답게 그의 농촌사회 활동 경력도 화려하다. 1960년도 군에서 제대 하고 배나무 농장을 시작해 직접 접목을 해서 심었다고 한다. 1977년에는 수원지구 과수 협의회 협회장을 했고, 1979년부터 2003년까지 25년간 수원지구 원예농업협동조합 조합장을 역임했다.


그가 특히 토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의 것이고, 고향에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는 수원 비행장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이고, 개발제한구역이라고 해요. 그래서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특수 지역이고, 토종작물 키우기에도 좋아요. 농장 앞에는 농수용 저수지가 있는데 매년 가마우지 등 각종 철새들의 먹이 창고와 보금자리라고 해요.”


그는 토종 약초로 자소엽과 당귀를 권했는데 자소엽은 말 그대로 보라색에 깻잎과 비슷하게 생긴 식물이다.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 맛을 갖고 있는데 먹으면 약간 땀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당귀는 여성을 위한 약초라고 할 만큼 각종 부인병에 효과적인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 기능 저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겨울철 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꾸준히 먹으면 좋다고 한다.


“약초는 저마다 성질도 다르고, 몸에 도움이 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많이 알고 있으면  생활하는데 도움이 돼요. 내 놀이터에도 한 50여 종류가 크고 있는데 알면 알수록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농장으로 찾아와도 좋고, 시중에 책도 많으니 공부하고 다들 살았으면 좋겠네요.” 

 

이병철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자소엽>


향도 좋고, 맛도 좋아요

 

자소엽은 한해살이풀로 차조기, 차즈기 라고도 불린다.
보라색, 붉은색 깻잎처럼 보이는 자소엽은 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의 색과 향을 낼 때 사용하기도 한다.


자주색의 빛깔과 독특한 향과 약간의 쓴맛을 갖고 있고, 한방에서는 약재로 많이 사용된다. 모양은 30~60cm쯤 자라고 전체에 털이 있다. 잎은 둥근 모양에 마주 보고 난다. 자소엽의 꽃은 보통 7~8월경에 꽃이 피는데 이 때 수확된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이유는  꽃을 피우기 위해 좋은 약성이 잎에서 꽃으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배는 물 빠짐이 잘되는 사질 토양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고, 병충해가 거의 없어서 초기잡초만 제거해주면 관리가 된다고 한다.


“자소엽은 토종허브라고 생각하면 되요. 잘 자라고, 먹기도 좋아요. 독특한 향이 있어서 입맛을 돋우기도 하고, 몇몇 사람들은 여름에 오이나 양배추로 만든 반찬에 넣어 맛을 내기도 하더라고요.


그에 따르면 자소엽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땀을 잘 나게 한다. 또 염증을 없애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특히 어류의 독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회를 들깻잎에 싸서 먹는데 자소엽으로 싸 먹으면 어류의 독성으로부터 예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국내산 말린 자소엽은 300g에 17,000원~20,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농가소득작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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