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가까워지면서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매년 이맘때면 되풀이되기에 그리 의미를 둘 만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엔 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데, 많은 언론매체들이 유통업계 말을 빌러 ‘가격 폭등’이니 ‘삼겹살 대란’이니 운운하면서 점점 달아오르고 있는 돼지고기 소비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5월 돼지고기 가격은 도매시장에서 1kg당 평균 4,132원에 거래됐다. 올 초 3천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3~4개월 사이에 무려 30%가량 ‘크게’ 올랐다. 가격상승률만 놓고 보면 신문, 방송 등 주류 언론들이 우려하는 가히 ‘가격 폭등’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2017년 5월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4,800원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해엔 다소 하락해 4,500원 선을 형성했다. 평년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었다. 올해 같은 기간 가격에 비해 10.9% 높았다. 다시말하면 다른 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아니라 계절적 소비추세에 따라 자연스레 올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 원인을 중국, 베트남 등에서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세계적인 가격상승세가 국내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수입산 돼지고기가 국내산 유통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니 만큼 수입산 가격이 오르면 지금보다 더 크게 오를 것이라는 설레발을 보는 소비자로선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이런 언론보도에 양돈농가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말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던 가격이 겨우 오름세를 보여 한시름 덜고 있던 차였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가격이 올라 농가가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왜곡되고 있는 때문이다. 더구나 열병이 수그러들 기미가 없어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하니 소비감소를 부추길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인지 6월 가격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론들이 설레발 친 것이 되니 다행스럽긴 하지만 6개월을 기다려온 가격회복세가 꺽인다니 농가로선 걱정이다. 따라서 유통업계는 농가와의 공생관계를 고려해 섣부른 예상을 경계하길 바란다. 정부도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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