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청과 매각설 재점화...농민 정서 ‘거부감’

사업권 보장하는 재투자 방안 논의 필요할 듯

신라교역이 동화청과를 771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신라교역은 원양어업과 철강, 외식사업, 식품가공 및 유통사업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지난 5월 16일 서울랜드(모회사)와 모회사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동화청과 주식 49만9,276주(99.86%)를 총 771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신라교역이 밝힌 동화청과 인수목적은 ‘사업 다각화’ 이며, 양수예정일은 5월 31일이다.


동화청과는 그 동안 수차례 매각되는 굴곡을 겪어왔다. 대표적으로 동부그룹(당시 동부팜청과)에서 사모펀드(칸서스자산운용)를 거쳐 서울랜드로 매각됐다. 당시 매각금액은 58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서울랜드는 3년 만에 약 19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대아청과의 매각설에 다시금 불을 지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아청과의 매각설은 동화청과 매각설 이후 특정 건설업체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매시장법인의 인수합병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농업이라는 특수성과 농업인 생산자를 위탁하는 도매시장법인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농민 정서를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승인을 지정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개설자(서울시)도 있다. 도매시장법인의 인수합병에 대해 농업인단체 관계자는 “공영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은 경제논리만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농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기업자본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농민정서 해소를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점에서 도매시장법인의 영업이익이 공영도매시장으로 재투자되지 못하는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검토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권 보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투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재투자 없이 영업이익이 그대로 쌓이거나 주주배당 되는 상황은 기업이나 자본시장에게는 탐스럽게 비쳐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도매시장법인은 특별한 투자 없이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캐시카우’로 치부될 뿐이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신라교역의 동화청과 인수에 대해 5월 30일 도매시장법인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31일 서울시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사전 검토 결과 특별한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주주변경 승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