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계 이어 산란계까지 독자행보 선언

(사)대한양계협회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양새이다. 최근 양계협회 탈회를 선언한 종계분과위원회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산란계까지 딴살림을 선언했다.


경기도내 대군 농가들이 중심이 된 ‘산란계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산사모)’는 지난달 23일 대전광역시 소재 선샤인호텔에서 산란계농가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발기인대회를 열고 2~3주내 창립총회를 개최해 독자행보를 걷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립 총회시 전체 산란계 사육규모의 70% 이상 농가들의 참여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시 강동구 소재 모처에서 산사모 추진위원회(위원장 송복근)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사모 출범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송복근 위원장은 “그간 함께 해온 양계협회가 있지만 산란계농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장기화되는 불황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산사모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이제는 협회라는 울타리에서 무엇인가를 바라는 과거 행보에서 벗어나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단일 품목 조직을 꾸려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육계, 종계, 산란계분과위원회 등 3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된 양계협회에서 2개 분과위원회가 독자 노선을 선언함에 따라 가금산업의 맏형 위상은커녕 협회 존립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종계, 산란계분과위원회가 독자 노선을 선언한데는 현재 양계협회 집행부 자체에 대한 불신이 워낙 큰데다 긴급 현안에 대한 해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양계협회 현 집행부는 종계분과위의 현안에 대해 관심조차 없다 최근 논란이 불거지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협조하겠다고 표명할 정도였다. 특히 산란계는 최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무려 7개월간 천막농성을 지속해 왔지만 산란일자표기, 식용란선별포장업 등 산란업계에 놓인 시급한 현안을 단 한가지로 해결하지 못해 농가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더욱이 산란계의 시세, 거래방식 등 민감한 부분에 양계협회가 지나치게 관여하면서 유통질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일부 농가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계협회 집행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실망감을 앞세워 독자노선을 선언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했고 옳은 처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가들이 한데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을 상황에 사분오열하는 행태는 결국 자승자박(自繩自縛)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계협회는 지난달 27일 ‘산란계 회원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대농가·소농가, 수도권·비수도권 등으로 양분화 된 산란계를 두고 전체 산란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산사모에서 추진하는 내용은 이미 협회에서 추진 중인 만큼 대화를 통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음에도 새로운 조직을 결성하는 것은 업계를 와해시키려는 의도이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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