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놔두고 국산 배추만 폐기"
"중국산 김치 놔두고 국산 배추만 폐기"
  • 유영선 기자
  • 승인 2019.05.24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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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입증가 고려않고 산지폐기.시장격리로 '생색내기'

"농산물시장 '착시현상'이용, 농가에 '과잉생산' 책임 떠넘겨"


농식품부가 최근 잇따라 내놓는 농산물 수급대책은 농가들의 소득보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여론이 높다. 해마다 반복되는 농축산물 가격폭락에 대한 근본 원인 즉, 농산물 시장개방 문제를 대입하지 않은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수입농산물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수입제한 조치 등은 전혀 거론도 못한 채, 폭이 좁아지고 있는 국내 농산물시장에 대해서만 ‘가격 관리’에 나선다는 비판이다.


결국 정부의 농산물수급대책은, 무방비 상태로 시장개방을 놔둔 환경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폭락을 거듭해 수입산과 값이 똑같아지거나 더 떨어지는 시점이 도래해야, 수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값이 너무 싸져서 수입할 필요가 없어져야 끝나는 문제라는 얘기가 된다.


농식품부는 최근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에 대해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산지폐기 등의 수급대책을 내놨다. 4월25일에 이어 한달만에 나온 추가 대책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 생산량은 평년보다 각각 13%, 20% 증가해서 128만톤, 37만톤 가량이 된다. 각각 15만톤, 6만톤 내외의 과잉생산이 예측되고, 이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지난달 수급대책으로 양파 6천톤과 마늘 2천톤을 포전정리(산지폐기) 했다. 주산지별로 작황 점검을 실시했다.


5월17일 밝힌 추가대책으로, 정부는 소비촉진을 통해 최대한 시장에서 흡수하는 기본 방침을 정했다. 양파의 경우 그래도 남은 물량 6천여톤은 수확 즉시 수매비축하고, 채소가격안정제 약정물량 1만2천톤 가량은 산지에서 출하정지토록 할 예정이다. 또 1만5천톤 정도는 농협 등을 통해 수출을 계획한다는 복안이다.


마늘은 단경기에 대비 5천톤 수준을 수매비축하고, 4천여톤을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물량으로 확대하는 한편, 1천톤 수준은 종자로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양파 3만9천톤에 마늘 1만2천톤 정도를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대책인 것이다.


이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난 일색이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은 과잉생산량의 양파 26%, 마늘 20%만 책임지고 나머지는 농민들이 알아서 하란 것”이라며 “정부는 겨우내 무 배추 대파 등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책없이 농가들이 고스란히 피해입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농업계 전문가들은 농식품부가 내놓고 있는 ‘농산물 수급안정대책’에는 국내산 농산물 가격 하락의 근본 원인인 ‘수입농산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해를 거듭할수록 수입량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국산 김치에 대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전혀 언급조차 없는 것에 대해 비난이 끓고 있다. 김치 수입량은 4년전 2016년 25만톤을 갱신한 뒤 해마다 2만톤 이상 급증, 올해 충분히 3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입량이 6만9천600여톤으로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을 초과했다. 일년치 수입김치 총량을 따졌을 때, 국내 배추생산량 30%에 해당하는 물량이 수입되는 현실이다. 농식품부의 수급대책은 이같이 수입에 따른 수요 영향을 전혀 고려치 않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배추 뿐 아니라 김치에 필요한 양념채소류까지 김치 수입에 따른 국내 농산물 피해는 예측이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면서 “하지만, 농식품부는 수입량이 사용되는 것을 제외한 수요량을 내세워 과잉생산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년 좁아지고 줄어드는 국내 농산물 수요시장을 감안하면 당연히 같은 면적에서 수확하는 농산물이라도 남아돌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채소값 폭락 대책 촉구 궐기대회’에 참석한 전남대파생산자연합회 소속 한 농민은 “가격과 품질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국내 농산물이 설 곳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지, 생산량이 늘어나는게 아니다”면서 “농식품부는 이러한 착시현상을 교묘히 이용해 농민들이 작물 쏠림현상이 잦고 과잉생산을 하고 있다고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해마다 되풀이되는 정부의 ‘미온적’인 수급대책 또한 농업계의 지탄을 받고 있다. 농정 컨설팅 조직인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이헌목 대표는 “정부의 정책은 농산물 수급조절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양파생산량은 150만톤 수준인데 6천톤을 폐기하는 수준”이라며 “생산이 10% 20% 늘어나는데 1% 감축하는 정책으로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결론적으로 농민이 원하는 가격보장은 먼 얘기”라고 꼬집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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