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농업인의 미래, 전북의 ‘삼락농정’을 주목하라

광역자치단체 최초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시행

2020년 전북형 농민 공익수당 ‘공익형 직불제’ 도입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는 한국농업 재도약의 기회


 

 

‘농도(農道) 전북’의 주요 농업인프라에 대해 소개해달라.

- 전북에는 농생명 R&D특구 지정과 국내 최고의 농업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5개 국가기관 및 공공‧대학 등 45개의 농생명 연구기관이 집적해 있고, 1,500여명의 박사급 인력 등 전국 최대의 농생명 R&D 역량기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식품, 종자, ICT농기계, 미생물, 첨단농업 등의 5대 농생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농생명산업 육성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조성사업이 눈에 띈다.

- 전북을 ‘농생명산업 수도(首都)’로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지역공약 1호 사업이기도 하다. 식품전문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된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와 김제의 종자 연구개발·산업화를 위한 ‘민간육종연구단지’, 순창·정읍의 ‘장류단지와 미생물산업 육성기관’이 구축돼 있다.

현재 조성중인 김제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첨단농업단지와 새만금 농생명용지에 구축할 ‘ICT농기계 실증단지’ 등 전북의 5대 농생명클러스터를 거점으로, 농생명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계획대로 된다면 꽤 큰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 같다.

- 세부적으로 식품, 종자, ICT농기계, 미생물, 첨단농업 등과 관련한 12개의 핵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활성화가 이뤄지면 대단히 큰 경제효과가 뒤따를 것이다.

지난해에 연구용역결과가 나왔는데, 5대 농생명클러스터와 연관산업으로 인한 생산수요는 8조 7천억 원대에 달하고, 5만4천여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2조 8천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는 한국 농업이 재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반드시 성공시켜서 농민과 농업관련 기업, 연구개발인력 등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고, 지속가능한 농생명 산업의 기반 역시 만들어가겠다.

 

‘삼락농정’에 대한 전북 농업인들의 신뢰가 큰 만큼 남다른 자부심이 있을 것 같다. ‘군자삼락(君子三樂)’이란 고사성어가 생각나는데……작년에 있었던 농업인단체 행사장에서 ‘삼락농정’을 직접 이름지었다고 하신 말도 기억난다.

- 사실이다. ‘삼락(三樂)’ 농정은 말 그대로 농업과 농촌, 농업인이 행복하려면 모두가 같이 즐거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데, 군자삼락과 일맥 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겠다. 전북은 도정의 1순위를 농업으로 삼았다. 우리 도가 가장 잘하고 있고, 또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춘 분야인데다 미래 산업으로서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본 것이다. 삼락농정이 잘 되면 ‘제값받는 농업, 보람찬 농민, 스마트 농생명산업, 사람찾는 농산어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일부에선 지나친 정치적 행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 절대로 정치적인 이유나 표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는 농업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 농업·농촌을 놓고 격론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국회의원이 300명 있으면 어떻고 200명 있으면 어떤가? 제발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놓고 ‘싸움’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삼락농정’은 기존의 관주도의 농정에서 농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농정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는데.

식품, 종자, ICT농기계, 미생물, 첨단농업 등 모든 농식품분야를 망라해서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직접 정책 수립에 참여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 사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아이디어 제공차원에서 마음놓고 상의하라고 ‘틀’을 만들어준 것뿐이고, 대부분의 정책결정은 농업인 스스로 하고 있다.

 

한정된 농업예산을 놓고 보면 마냥 지켜볼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삼락농정위원회’를 통해 일정한 농업예산 범주안에서 필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 과정에 참여하게 했다. 2015년 출범한 이후 4년간 240여 차례 회의를 통해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여성농업인 생생카드, 농번기 공동급식 등 전라북도만의 차별화된 농업 정책을 발굴하고 시행해 왔다.

이와 별도로 지역농정 방향 설정을 위한 공론의 장인 ‘삼락농정포럼’도 운영하고 있는데, 분과별 토론을 통해 농정현안 해결과 농정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덕분에 지난 5월 3일 통계청의 2018년 농가경제조사 결과에서 농가소득 증가율 전국 1위, 농가소득 전국 3위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시행 후 성과는 있었나?

- 농산물의 시장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했을 경우에 차액의 90%를 지원하여 농업인의 경영안정망을 확대하고, 영농 기반이 취약한 중소농을 보호하는 정책이다. 시행 첫 해인 2016년에는 2개 품목에 227농가, 2017년에는 7개 품목으로 확대해 1,119농가가, 2018년에는 1,736농가 참여하는 등 매년 50% 이상 증가해 농업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농업정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17년 ‘가을무’ 가격이 하락했을 때 지급요건이 발동하여 군산시, 임실군, 순창군 3개 시군의 31농가에 2천6백만 원을 지급했고, 2018년 양파, 가을무 가격하락 때에는 전주시, 남원시 등 5개 시군의 214농가에 1억4천만 원을 영농철 전에 신속하게 지급해 지속적인 영농에 기여했다. 올해에는 대상품목을 기존 시군별 2품목에서 최대 8품목까지 확대하고 기준가격의 상향조정과 품목별 주 출하기가 바뀌게 돼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북 공익형 직불제’도 대표적인 농정성과로 들었다.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가?

- 지난 2018년 3월 삼락농정위원회에서 제안된 전국 최초의 ‘전북형 농민 공익수당’이다. 현재 기본계획(안)까지 마련된 상태로 도민설명회를 진행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수렴된 의견은 추가 논의 과정을 거쳐서 6월쯤 실효성 있는 지원계획(안)을 확정하고 지원조례를 제정해 2020년에 시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성실하게 추진해 고령화, 과소화 등 농촌 지역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속가능한 농업유지와 쾌적한 농업환경 보전, 활력있는 농촌마을을 만들어가는 데에 노력하겠다.

 

올해 초 발표된 인구조사 관련 자료를 보면 전북의 몇몇 지역이 ‘소멸할 위기에 처한 시군’으로 꼽혔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지역(광역지자체)은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아시다시피 인구감소 문제는 저출산에서 비롯된다. 단언하건데 과거 대가족을 이루며 살았던 농촌에서 살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아이 키우는 걱정을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이웃이 해결해주지 않았나. 그래서 단순히 출산, 인구수에 집중하기 보다는 일하고 머물고 살고 싶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경제, 산업, 사회, 문화, 주거 등 다양한 분야와 연관되기 때문에 우리 도에서는 인구문제 대응을 위해서 저출산.청년.일자리.고령화.중장년 등 생애주기와 농촌활력, 다문화, 도시재생 활력 등 특화분야까지 총 망라하여 인구정책 종합대책을 수립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농업.농촌의 위기를 대처할 꽤 많은 대책이 제시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신문의 주요 독자인 전라북도농촌지도자회원을 비롯한 전국의 농업인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린다.

- 현재 우리 농업·농촌은 농축산물 수입개방과 경영비 가중, 농업인력의 초고령화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어느 분야보다 희망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네덜란드나 덴마크에 가보면 첨단농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우리는 왜 그렇게 못하는가? 과거의 농업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첨단농업, 스마트농업은 이제 세계적인, 시대의 흐름이다. 여기에 맞춰서 농업을 지켜나갔으면 한다.

농촌지도자회는 농업기술 보급을 선도, 실천해 우리나라 식량자급자족 시대를 여는 데에 크게 기여했고, 영농 후계세대 육성과 농업경쟁력 강화, 농업인단체 조직 활동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안다. 농촌지도자회가 전라북도의 노력에 함께 해주신다면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농업진흥과 농촌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며 전북농정에도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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