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지원사업, 농촌 후계인력 육성을 위해 꼭 필요"

농촌지도자회원 중 상당수는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부모님을 돕다보니 자연스럽게 어깨너머로 농사일을 배우게됐고 결혼과 함께 가정을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농사를 천직으로 삼게 되는게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농촌지도자 회원들과는 다른 인생행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연합회 활동과 함께 귀농귀촌 지원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농촌지도자 전남도연합회 정수관회장을 만나봤다.

 

한약방 운영하다 50대 중반에 농촌지도자회 활동 시작

 

 

▲5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나이에 목포시연합회장에 선출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농촌지도자 활동을 시작했다. 농촌지도자회 회원의 경우 4-H연합회와 농업경영인회 활동을 거쳐 농촌지도자회 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뒤늦게 농촌지도자회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2002년 지방선거 때 목포시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이 됐다. 시의원이 된 후 얼마 되지않아 목포시연합회 임원분들이 농촌지도자회 회원 가입을 권유했다. 시의원 활동을 할 당시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던 목포시 생활개선회를 지원해준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당시 지도자회 회원분들이 이걸 좋게 본 것 같다. 사실 당시엔 별다른 생각없이 시의원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될 것 같아 회원가입을 했었다.

그 후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상당기간 동안 정치활동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주변 분들이 목포시연합회장 출마를 권유했다. 아마 그때 본격적으로 농촌지도자회 활동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목포시연합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까지 목포에서는 농민 정수관보다는 한약방 대표와 전직 시의원으로 더 알려져 있었다. 지도자회 회장 출마 자격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는데, 어떻게 된 건가?

-부모님이 신안군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셨다. 난 신안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광주서 다녔는데, 당시 할아버지가 광주에서 한의원을 하고 계셨다. 대통령표창을 받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의셨던 할아버지 곁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배웠고 나중에 한약사 자격증을 따고 한약방도 운영했다.

당시에도 농토가 제법 많았다. 그런데 한약방 수입이 좋다보니까 농사는 거의 일꾼을 사서 지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오해가 있었지만 금방 풀렸다. 지금도 규모는 작지만 목포와 무안 땅에서 황칠나무와 무화과농사를 짓고 있다.

부모님이 농사짓던 신안군 부속 섬에도 논 20마지기, 밭 50마지기 임야가 있다. 그동안 섬이라는 한계 때문에 묵히고 있었는데, 최근 천사대교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좋아진만큼 내년부터는 이 땅에서 경제성있는 농사를 짓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시 의회 예결위원 경험 바탕 지도자회 체질 개선 나서

 

▲목포시연합회장을 맡은 후 조직 운영과 예산확보에 남다른 능력으로 회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엔 농촌지도자 조직의 자율성이 부족해 보였다. 조직 운영의 기본인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안 작성을 대부분 농업기술센터에 의존하고 있었다.

목포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을 5번과 위원장을 역임했던 했던 경험과 그동안 살면서 맺은 인맥을 잘 활용하면 농촌지도자회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후에 출마를 했고 당선이 됐다. 목포시연합회장이 된 후 그동안 센터에서 작성해주던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철저히 회원 중심으로 변경했다. 당연히 사업비 확보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큰 문제없이 잘 해결했고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사업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임 중에 한 활동 중에는 영주시 농촌지도자회와 교류를 통해 영호남 화합에 앞장선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매년 회원들의 상호방문을 통해 선진 농업기술을 교류하고 농업발전을 함께 도모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였는데 지금까지 서로 형제처럼 잘 지내고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귀농인 멘토링 통해 정착 지원, 전남연합회 주도에 보람

 

▲2018년, 농촌지도자 전남도연합회장에 선출된 이후 귀농귀촌자를 위한 멘토링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 내 각 시군마다 경쟁적으로 귀농귀촌자들과 멘토링 협약을 맺고 있다.  일반 농민들의 경우 아직까지 귀농귀촌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연합회 차원의 귀농귀촌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농업·농촌을 지키고 발전 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농산물을 제값받고 팔수 있게하는 것이다. 매년 급속히 줄어드는 농촌인구 문제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어떻게 버틸수 있을지 모르지만 후계 농업인이 없는 상태에서 농촌과 농업은 앞으로 살 수가 없다.

농업을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지만 우선 당장 우리힘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스스로 찾아서하는건 매우 중요하다. 농촌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농업을 발전 시키기 위해 귀농귀촌인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벌써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과거에도 귀농귀촌인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 많이 있었다. 지난 해부터 전남도연합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멘토링사업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귀농귀촌이 도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 였던 것 같다. 이 때를 기점으로해서 일선 농촌지역의 지자체마다 귀농인을 자기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과 함께 정말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했다.

일부 지역에서 별도로 인원을 선발해서 일정 경비를 지원하고 귀농인들에 대한 개별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전남연합회의 귀농귀촌 멘토링 사업은 지난 해 초부터 전남 귀농어귀촌인연합회와 꾸준한 협의를 통해 농촌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없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들어 지금 전남도내 어느 지역이든지 우리 회원이 없는 곳이 없다. 농업기술센터나 지자체, 각종 단체에서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해도 우리 회원들만큼 자기 지역에 정착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돕기는 쉽지 않다. 전남 도내 정착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역내 농촌지도자 회원을 1대1로 멘토와 멘티로 지정해준다.

집을 구하는 것부터 작목선택, 영농기술 등에 대해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식 교육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준다. 실제 그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마을 내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회원들이 앞장서서 귀농인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니까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분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

 

▲귀농인들과의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시골마을에서 아침 일찍 닭울음 소리가 들리는게 당연한데, 도시에서 온 사람이 이걸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웃 농가에서 나무보일러 연기가 난다고 신고하는 귀농인들도 있다.  우리가 하는 멘토링 사업에는 귀농인들이 농촌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갈등 요인이 뭔지 귀농인들의 얘기들 듣고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면 대부분 서로 이해하게된다.

▲귀농인들의 정착으로 인한 장점도 있는가?

-일단 적막하던 농촌마을에 활력이 도는게 피부로 느껴진다. 귀농인들이 도시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들이 농촌 사람들에게 도움이기도하고, 선진농업기술을 습득하고 전파하는 능력이 도시출신들이 잘하다보니 영농기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잔류 농약 문제 정부차원의 대책 필요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얼마 전, 중앙연합회에 환경위원회를 신설했다. 본인도 이 문제를 오랬동안 고민해왔다. 지금도 시골 집집마다 창고에 보면 쓰다남은 농약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문제는 남은 농약을 버릴려고 해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거다. 그대로 땅에 버리면 토양이 오염되고, 물로 씻어버리면 수질이 오염되는게 농약이다.

목포시와 농업기술센터, 농약전문가들에게 남은 농약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지만, 아직까지 오염없이 잔류농약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전남도연합회 차원에서 중앙회와 함께 빈농약병 수거 활동을 전개하겠지만,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촉구하는 일에도 기회가 된다면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농촌지도자 회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우리나라 농촌·농업을 책임질 사람은 농촌지도자들이다. 다들 건강들 챙기시고 하시는 일마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 스마트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농민들이 많은데, 선진농업기술을 받아들인다는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론 내년에 곤충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배운걸 주변에 베풀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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