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대

 

우리 농산촌에서는 토종 약초와 산약초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흔해서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직접 먹어볼 때 그 맛과 기능에 매료된다. 현재 농가에서는 당귀나 황기처럼 기존 약초도감이나 한방서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약초들부터 멜라초, 복령, 쥐오줌풀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약초들까지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농가소득 향상과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토종 약초와 산약초를 격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좋은 먹거리에 대한 갈증 해소


우리나라는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라 새로운 농산촌 소득자원의 발굴과 재배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진행자가 먹으면서 방송하는 ‘먹방’부터 직접 요리를 만드는 ‘쿡방’에 이어 1인 방송에서도 먹거리 방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엉겅퀴

 

이처럼 좋은 먹거리, 내 몸에 맞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토종 약초와 산약초 역시 다시금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일부 농·임가에서는 산과 들에 자생하던 토종 약초자원을 소비자의 기호와 수요에 맞줘 생산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약초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토종 약초 생산기반과 가격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또 영양제공, 병해충 방제 등 기술적인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신뢰 하락이라는 상황도 맞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식·약용으로 이용되던 약용식물들이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등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귀중한 약품원료가 되는 것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있고, 농산촌 지역 재배자들에게도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한편 국내 한약재 시장은 크게 농산물 한약재(약용작물) 시장과 의약품용 한약재(규격품)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 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간한 한국한의약연감에 따르면 한약재(약용작물) 재배 농가 수는 2016년 39,389호로 집계됐으며, 생산량은 77,303톤을 기록했다. 또 오미자, 산약(마), 양유(더덕), 복분자, 길경(도라지) 등의 순으로 많이 생산됐다.

 

■ 토종 약초, 수입산에 뒤처지지 않아

약용식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민들이 건강을 지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토종 약초와 산약초를 주로 사용하는 한약재의 경우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수오

 

토종 약초와 산약초의 국내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대량으로 수입되는 한약재의 잔류농약성분, 유통과정에서의 위생적이지 못한 관리실태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례로 감초의 경우 지난 해 농촌진흥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국산과 외국산 감초의 지표 성분을 비교한 결과, 국산 감초가 식품으로서의 안정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토종 약초와 산약초의 소비자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지차제도 노력하고 있는데 전라남도 장흥군은 2006년에 한방특구로 지정된 이후 2016년 약용식물 생산량은 20만 킬로그램에 달하고 있다. 충청북도 제천시는 올해 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 착공에 돌입한다.


한국한의약연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약재 총 수입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1,500억 규모였고, 주요 수입국은 중국이 약 685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은 감초로 수입량이 972톤, 약 39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마황 954톤, 복령 849톤, 반하 366톤 등으로 나타났다.

 

■ 미니인터뷰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산농원 박종필 대표


“토종 약용식물도 명품이 될 수 있습니다”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입니다. 또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토종에 대한 중요성을 잊고 있는데 토종은 소득자원으로 가치가 큽니다.”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산농원 박종필 대표는 토종 엉겅퀴를 비롯해 하수오, 까마중 등 토종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또 토종작물과 기능성작물에 대한 재배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 농촌지도자회를 비롯한 지역 농업인단체의 참여도 활발하다.
많은 농업인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소득을 높일 수 작물이 무엇인지, 또 재배와 마케팅 등을 물어온다.


“저는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하다는 말을 많이 써요. 교육을 하면서 토종작물이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하면 콧방귀를 뀌는 분들도 계세요. 흔해 빠졌고, 누가 사가겠냐고 하시면서요. 저는 반대로 생각해보시라고 한번 더 말씀을 드려요. 소재도 구하기 쉽고, 우리에게 친숙하고, 우리 환경에서 오래도록 자라왔기 때문에 우리 몸에 더 좋지 않겠냐고요.”


그는 흔해서 소득원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많고, 여기에다 우리나라 자연에서 생존해 온 토종이니 더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토종도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다.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 돌고 도는데 토종 약초와 산약초에 대한 관심은 꾸준해요. 다시 말해서 재배를 하면 투자 대비 평균은 유지가 가능하다는 거에요. 그리고 저는 가공을 할 것을 권하는데 생산만 해서는 소득을 올리기 쉽지 않아요. 환이나 분말, 즙으로 가공을 하면 소비자들이 쉽게 먹을 수 있고, 소득도 높아져요. 토종도 명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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