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촌지도자들과 쉼없는 소통…‘현장에서 답을 찾다’

(사)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제22대 강중진 회장은 지난해 3월 28일 수원시 농민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더 크게! 더 새롭게!’라는 비전을 공표하고 첫 발걸음을 뗐다.

강중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매일 성장해 나가다)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현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강 회장의 ‘현장’ 소신은 많은 변화를 불렀다. 전국 각지 농촌지도자들이 부르는 곳이면 열일 제쳐두고 찾아 다녔다. 그리고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강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농촌지도자의 미래를 현장에서 찾고자 했던 것이다.


강 회장은 “그동안 중앙연합회는 시군, 읍면동 농촌지도자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각자의 환경에서 활동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시군, 읍면동 농촌지도자들과 중앙연합회가 한데 어우러져 진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농촌지도자의 위상이 재정립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의 소탈한 행보를 지켜본 이들은 농민단체협의회 수장은 물론이고 농특위 위원 등 굵직한 자리를 맡아 대한민국 농업을 챙기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강 회장의 소신은 뚜렷하다.


강 회장은 “전국 농촌지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내실을 튼실하게 다지는 것이 중앙회장의 가장 큰 책무”이라면서 “내부는 썩어가고 있는데 중앙회장의 권위를 내세우고 사리사욕을 챙기며 자리에 연연하는 구태연한 자세는 결국 다같이 죽는 지름길 밖에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농민회관 중앙회장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를 정리했다.<편집자주>

 

■ 엊그제 취임 하신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다됐다. 지난 1년간 소회를 한말씀 부탁드린다.


가야할 길이 멀고 현안도 산적해 있는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시도 잃어버리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사실이다. 농촌지도자회가 1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국단위 조직으로 읍면동회 조직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많은 반성을 했다.


이를 해결키 위해 전국 어디서든 농촌지도자가 불러주면 달려가는 발로 뛰는 실천가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현재 중앙연합회는 농촌지도자들에게 얼마나 만족감을 주고 있는가? 농촌지도자들의 권익을 위해 어떠한 구체적 활동을 하고 있는가? 자문자답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해 보고 있다.

 

■회장님께서 다짐했던 공약과 지난 1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에 대해 말씀해 달라.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이 풀뿌리 조직인 읍면동회를 비롯한 시군연합회가 지역에서 맏형으로서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었다. 중앙연합회에서는 지역순회 간담회를 개최하고 상시적인 현장민원 창구와 민원대장을 마련했으며 농업인신문사도 지역전담 기자제 도입을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취재해서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더 크게, 더 새롭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농업인의 권익보호에 주도적 역할, 조직의 혁신적 발전을 위한 투명운영, 농촌지도자 조직의 질적 향상, 법 및 제도 정비를 통한 농정참여확대 등 5대 과제를 선정하고 과제별 세부실행방안을 마련하고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지난 1년간 불철주야 현장을 누볐다. 그간 행보를 통해 느꼈던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성과로는 조직적 차원에서 준비했던 농업용 면세유 영구화 서명운동이다.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로 서명운동을 펼쳐 2021년까지 면세유 연장안이 포함된 조세특례제한법 통과를 이끌어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또 현장 조사와 취재, 강력한 민원제기를 통해 지난 6월 과채류 냉풍해 피해 보상 획득, 양파종자 문제점 등이 현장과 소통을 통해 성과를 낸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전면시행인 PLS 제도 도입에 대해 지난해 현장설명회, 교육사업과 농약바르게 사용하기 실천운동 등을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제도 내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들어 대응대책을 마련하게 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또한 품목별 현장기술 교육과 굴삭기교육, 지게차교육, 드론교육 등 농기계 실용기술 교육을 통해 농촌지도자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확대를 통한 조직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다.

 

■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았을 것이다. 부족했다고 느꼈던 점을 말씀해 달라.


면세유 영구화와 시설원예에 있어 난방 등유에서 경유사용 전환은 아직까지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 또 PLS, 농작물재해보험 보험요율 문제 및 평가체계문제, 인력수급문제, 밭작물기계화 등 적극적으로 농정에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견수렴 체계와 국회, 유관기관과의 밀접한 연관관계 부족 등 한계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올 한해 더 열심히 뛰어 꼬인 실타래를 풀어 농업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 농촌지도자회 조직활성화를 위해 계획하고 계시는 구상을 말씀해 달라.


그간 역대 임원진들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정체되고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투명경영을 통한 신뢰회복을 이뤄내고자 한다. 재정사업위원회, 입찰 및 계약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만들고 농촌지도자 발전 중장기 계획 수립을 통한 농민회관 운영 로드맵을 마련했다.

또 이를 회원들과 공유하면서 중앙회장이 독단이 아닌 함께 만들어 나가는 조직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상시적 현장간담회를 실시하고 소통을 통한 조직혁신을 이뤄낼 것이다. 회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조직, 회원들에게 충성하지 못하는 조직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신념을 갖고 읍면동회를 살려내고 시군연합회, 도연합회, 중앙연합회가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다시금 현장으로 피드백해서 살아 숨 쉬는 조직, 유기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지방연합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공동 수익사업 발굴, 지방 조례 제장과 개정운동을 함께 펼쳐 지역사회에서 농촌지도자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서 제시코자 한다.

 

■ 농촌지도자회가 농업계의 맏형역할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외활동이 많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대회활동 계획을 말씀해 달라.


그간 농촌지도자회 대외활동이 소극적이고 정체돼 있다라는 평가는 겸허히 수용한다. 여러 농민단체들이 이제는 농촌지도자회가 농정개혁의 중심에 설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농촌지도자회의 적극적인 대회활동을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소통과 조직혁신을 기반으로 내부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대외활동의 근거가 돼야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명의 한걸음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농민연대 조직인 농축산연합회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더 강한 의견 개진을 할 계획이다. 

오는 4월에 출범하는 대통령직속 민관협력기관인 농특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관.학.연 전문가에게 연결하고 제시된 의견을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농업의 백년대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기반마련에 농촌지도자의 이름으로 적극참여하고 국회 및 농업관련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한 의견개진의 루트를 마련하고 당면한 농정현안 대안마련을 위해 (주)농업인신신문과 함께 정책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토록 하겠다.

 

■그간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앞으로 중점 추진할 사업 등을 말씀해 달라.


내부와 외부 중점과제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내부 중점과제의 핵심은 농촌지도자회와 농민회관의 백년을 준비하는 국유지부지 매입 문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나갈 것인가가 과제이다. 과제해결을 위해 지방연합회와 머리를 맞대고 재원조달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농민회관 부지활용 로드맵을 그려나가고자 한다.

외부 중점과제의 목표는 법과 제도를 통한 농업인의 권익보호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올해 시행하고 있는 PLS 제도에 대한 모니터링, 변동직불제 폐지 및 직불제 개편 방안 등 기존 농정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제도 개편 추진현황과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 농업인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대응활동에 임할 예정이다. 농촌지역의 과소화 문제와 공간계획 문제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농촌지도자회는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농업에 적극적인 검토와 의견을 개진해 나갈 것이다. 농업은 한민족의 생명산업이며 한반도는 한민족의 터전이자 식량의 보고이다. 통일 후 한민족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며, 그 중심에 농촌지도자회가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 끝으로 10만 농촌지도자와 농업인신문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그간 농촌지도자들은 ‘백색혁명’, ‘녹색혁명’ 등 대한민국 농업에 한획을 긋는 굵직한 일을 도맡아왔다. 그리고 농민단체의 맏형으로써 우리 농업이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슬기로움을 발휘해 ‘역시 농촌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왔다.


최근 들어 대외활동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앞으로 더 큰일을 위해 숨죽여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결속부터 다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소신으로, 지난 1년간 전국 농촌지도자들과 쉼없는 소통을 이어왔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걸음씩 농촌지도자의 미래를 위해 대비해 간다면 머지않아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해년 황금 돼지띠 해 어렵고 힘든 것들을 어깨로 짊어지려고 하면 힘이 들지만 내가 아닌 우리가 하나되어 사랑으로 가슴으로 보듬어 나간다면 훨씬 수월해 질 것이다. 올 한해 농촌지도자가 250만 농업인들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길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