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구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무관

여러분은 다음의 숫자에서 무엇이 느껴지나요?
도덕성(44.2%), 공약(34.6%), 경력(9.6%), 당선가능성(7.7%), 출신지(3.9%)


위의 숫자들은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내 세 군데 조합 정기총회 때 투표체험행사를 실시하여 얻은 조합장선거 후보자 선택기준에 관한 투표 결과다. 해당 투표체험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조합원분들은 투표용지를 받고 짧은 시간이나마 진지한 고민을 한 후 투표하였다. 모의투표 결과를 보면 조합원분들이 바라는 조합장은 도덕성이 높고, 좋은 공약을 제시하여 실제로 잘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이다.


‘지역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려는 자세와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


‘조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알고 책임지고 결정내리는 조합장’


‘비생산적 조직을 축소·폐지하고, 유통 혁신을 통한 소비자 이익 증대를 꾀할 의지가 강한 사람’


위의 내용들은 한 신문의 조합장선거 특집 기사에 있던 조합원과 농축산업계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이 시대가 바라는 조합장의 모습이다. 이런 후보자는 어디에 있을까?


1815년 프랑스 서북단 몽트뢰유쉬르메르. 12월의 어느 날 쉰 살 쯤 되는 타 지역 출신 남자가 몽트뢰유쉬르메르시에 들어왔다. 그날 시청에 큰 화재가 났는데 남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 속에 뛰어들어 어린아이 둘을 살려 냈다.


그의 이력을 아는 이가 없어 사람들은 그를 ‘마들렌 아저씨’라고 불렀다. 마들렌 씨는 지역에 정착하여 소규모 자본으로 작업실을 차렸다. 지역의 오래된 산업인 패물을 만드는 작업실에서 그는 패물 제조법에 작은 변화를 시도하였는데 그 결과는 하나의 혁명에 가까웠다.


마들렌 씨는 부자가 되었고 주위 사람들까지도 부유하게 만들었다. 그는 겸손하고 도덕적으로 엄격하였으며 생활에 필요한 온갖 유익한 비결을 주위사람들에게 가르쳐주었다. 1820년 몽트뢰유쉬르메르에 온 지 오년이 되던 해 마들렌 씨는 지역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몽트뢰유쉬르메르시의 시장이 되었다.


그는 쇠락해가던 도시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지도자로서 완전무결해 보이는 마들렌 씨는 실은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이다.


우리는 소설이나 드라마 속의 일들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소설이나 드라마와 거리가 멀다. 조합장 입후보예정자를 살펴보면 참신한 아이디어와 사명감으로 낙후된 농촌지역을 부흥시켜 줄 완벽한 후보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사실 소설 속에서도 마들렌 시장같은 인물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서 인근 지역들이 마들렌 시장을 보유한 몽트뢰유쉬르메르시를 부러워했다.


완벽한 조합장 후보를 찾을 수 없더라도 선거인들은 최선을 다해서 현재의 선택지 중에서 제일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선거인들은 후보자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마침 이번 동시조합장선거부터는 선거공보가 4면에서 8면으로 늘어났다. 후보자의 경력, 공약 등을 실은 선거공보 등 각종 자료를 통해 후보자에 대해 면밀히 살피자. 그러한 고민 끝에 제일 나은 후보자를 선택하여 조합의 운영을 맡겨 보자.


영국 수상 처칠은 말했다. “모든 국민은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라고. 이번 조합장선거에서 우리 조합원들의 한결 높아진 수준에 맞는 훌륭한 조합장을 뽑아 그와 함께 튼튼한 우리 조합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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