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도자회 직영…지역 푸드플랜 완성 ‘고리’

원종규 대표 “소비자, 생산자 상생의 본보기 긍지”

원종규 한국농촌지도자이천시연합회장 겸 이천로컬푸드 대표이사.

 

로컬푸드, 푸드플랜, 지역단위 먹을거리 선순환체계. 조금 생소할 수 있는 낱말들이지만 요즘 ‘대세’다. 이른바 인기검색어다. 실제로 로컬푸드 직거래매장은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너도나도 ‘푸드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단위 푸드플랜을 완성하는 연결고리가 된다.


그 중에서도 이천 로컬푸드 직매장은 ‘숨은 보석’이다. 생산자 등록회원이 758농가, 소비자회원은 9천657명으로 1만에 육박한다. 지난해 하루 평균 1천만 원의 매출고를 달성했다. 수도권에 가까운 입지도 한몫을 했으나 무엇보다 다년 간 신뢰를 다지며 건실하게 경영해온 덕분이다. 직매장은 한국농촌지도자이천시연합회가 출자해 만든 농업법인 이천로컬푸드가 직영하고 있다. 원종규 이천로컬푸드 대표(농촌지도자이천시연합회장)를 만나봤다.

 

2014년 개장, 지역경제 활성에 이바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곳,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만한 직거래 방식 등 로컬푸드 직매장의 강점이 발휘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2013년 27곳에서 2018년 229곳으로 늘었다. 전국 직매장 합산 매출액은 같은 기간 317억 원에서 4천347억 원으로 열 배 넘게 컸다.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개 농협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 농업인들이 십시일반 출자해 만든 직매장은 드물다. 최근에는 자부담을 줄이는 민간투자 활성방안이 나왔다. 직매장 사업의 경우 국고 30퍼센트, 자부담 70퍼센트이던 것을 국고 30퍼센트, 지방비 30퍼센트, 자부담 40퍼센트로 개편했다.


이천로컬푸드 직매장은 보기 드문 사례다. 적잖은 직매장이 지자체나 농협의 지원으로 근근이 연명하는 반면 이곳은 농업인단체의 자립정신과 자생력을 바탕으로 건실하게 꾸려온 덕에 탈 없이 꾸준히 성장했다.


원종규 대표는 “처음부터 우리 힘으로 직매장을 설립하고 도농상생의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강했다”며 농촌지도자를 비롯한 생산자 회원 전체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직매장의 성공이 결과적으로 초창기 농촌진흥청과 이천시의 도움에 보답하는 길이라 여겼다는 점도 강조했다.


농촌지도자이천시연합회는 2013년, 2014년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거쳐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 추진을 의결하고 합심전력으로 2014년 9월 개장을 성사했다. 시연합회 기금과 임원 출자, 12읍·면지회의 출자로 5천600만 원을 마련하고 융자금 4천400만원을 더해 총 1억 원으로 농업법인 이천로컬푸드를 설립했다. 농촌진흥청과 이천시의 지원으로 직매장을 갖췄다.

 

“이천 푸드플랜 성공 위해 힘 보탤 것”


개장 첫해 4개월간 4억8천만 원의 매출은 나쁘지 않았다. 서광이 비췄다. 매출액은 2015년 22억3천678만 원, 2016년 30억5천188만 원으로 단숨에 30억 매출고에 올라섰다. 지난해 36억2천835만 원, 1일평균 1천만 원에 육박한다. 5년 새 융자금을 다 갚았고, 해마다 다르기는 하나 출자금에 대한 배당이나 직매장 직원에게 성과금도 지급할 수 있었다.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가공시설은 아쉽다. 안광석 이천로컬푸드센터장은 즉석두부처럼 들기름, 참기름, 고춧가루, 깨 등속도 소비자 눈앞에서 바로 가공해 팔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내방객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인근에 대형유통매장이 생긴 탓도 있으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가 늘고 있는 추세는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대형유통매장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컬푸드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온라인 직거래도 점차 늘고 있지만, 농산물의 특성상 신선도와 품질, 안전성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게다가 로컬푸드 활성화는 지역경제와 직결된다.”


원종규 대표는 먹을거리 순환체계와 지역경제와 관계를 강조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로컬푸드 운동을 적극 벌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영세소농을 포함해 적잖은 농업인이 도매시장 등 안정적인 출하처를 두지 못하는 현실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은 ‘가뭄에 단비’ 같은 곳이라 점도 덧붙였다.


원종규 대표는 농촌지도자회가 직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뿐 아니라 이천지역의 농산물 직거래나 먹을거리 선순환체계 확립과 관련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설 태세다. 농협이나 사회적 기업 활동에 관심이 큰 이유다. 아울러 현 이천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푸드플랜의 성공을 위해 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