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졌다. 지난 1월28일 경기도 안성의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병한 데 이어 하루만에 10여㎞ 떨어진 한우농가에서도 두 번째 구제역이 발생했고, 31일에는 충북 충주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불과 며칠 사이에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겨울은 무사히 넘어가길 바라던 농민들은 지금 충격과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전파경로가 사료운반 차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성시와 인접한 충남과 충북도는 의심차량의 이동경로를 대대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들 농장들에 대한 추적과 동시에 1차 확인작업을 끝냈는데 31일 오전까지 전체 농장 가운데 이렇다 할 증상을 나타내는 곳은 없었다고한다.

 

그런데, 31일 오전이 지나기도 전에 안성의 농장을 방문한 사료차가 강원도 내 5개 지역 16곳의 축산농가를 방문한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그리고 충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의심신고의 경우는 안성시 구제역 발생 농가와는 차량이동 등 아무런 역학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 발생 4일 만에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아닌지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장관은 31일 오전에 열린 구제역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엄중한 비상상황임을 인식하고 방역은 다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더욱 촘촘하게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제역 긴급 백신접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할 것을 당부하면서 축산 농가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취하고, 향후 축산업 허가취소, 정책사업 지원 제한 및 살처분보상금 감액 확대 등의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설 명절을 맞아 민족의 대이동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구제역 차단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농민 스스로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실시해야한다. 먼저 농장 안과 밖을 매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농장 출입자 및 출입차량에 대한 통제도 반드시 해야한다. 길게 말할 필요 없다. 비상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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