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 인상 제자리, 사상 초유의 냉해피해 등 ‘농가 시름’

올해는 연초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에 농업가치가 포함되면서 농업계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때아닌 냉해와 폭염으로 농촌은 몸살을 앓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두고 농업인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혼란을 겪고 있고, 최저임금제 시행은 농가의 소득안정에 타격을 주었다. 이밖에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강원도 평창군에서 제71주년 한국농촌지도자전국대회를 열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1. 농업의 공익적 가치 헌법에 반영


‘국가는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 보전 등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


지난 3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서 현 헌법 경제 하위조항 제121조와 제123조에 정해졌던 농업관련 규정은 제127조, 제129조로 바뀌었고, 식량의 안정적 공급, 농업의 공익적 가치, 농업의 지속성 등의 내용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농업이 농산물 생산기능 외에도 식량안보·생태보전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있다는 것을 공식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농업계는 농업의 가치와 농민 생존권, 식량주권이 명시된 헌법을 원하고 있고,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나 농업의 포괄적 가치를 보전하는 내용 등이 빠진 것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남아있다.

 

2. 쌀 목표가 현실화 여전히 난항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1월 당정협의를 거쳐 쌀목표가격을 19만6,00원(80kg)으로 합의했다. 당초 정부안 18만8,192원에 물가상승분 8,000 가량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농업계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2022년산까지 5년간의 쌀 목표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농업인들은 그간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 80킬로그램 한 가마 가격이 24만 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년도 정부 예산중 쌀변동직불금 예산이 당초 5,775억원에서 2,533억원으로, 3,242억원 삭감됐다. 쌀 수확기(10~1월) 산지 평균쌀값을 19만3,000원대(80kg)로 예상할 경우 변동직불금을 2,533억원 배정했다는 것은, 목표가격을 21만7,000원 수준까지만 염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24만원을 주장하는 농업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3. PLS 시행 앞두고 농업인 대혼란


농업계에서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도입을 위해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농업계 1,000여명은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농민 생존권 말살, 국민 먹거리안전 위협 식약처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까지 준비미흡과 부작용 우려를 적극 표명하며 ‘시행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입법조사처는 지난 10월 ‘농약 허용물질목록 제도 도입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내년 PLS 제도가 전면 시행되는데, 일부 농작물의 경우 등록된 농약의 가짓수가 부족할 것으로 지적했다. 또 PLS 제도 도입 후 농작물의 잔류농약 부적합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동시에, 홍보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4. 미허가 축사 적법화 1년내내 진통


연초부터 미허가 축사의 적법화 유예기간 연장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허가축사를 운영하는 축사들은 올해 3월 24일까지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 허가신청과 신고 준공검사를 완료해야만 했다. 이 기간 내에 완료를 하지 않으면 축사 사용중지나 폐쇄명령 같은 강력한 행정처분이 뒤따를 수 있었다.
지난 11월에는 국회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축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 24일까지 간소화 된 신청서를 제출한 농가에 한해 9월 27일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이행계획서를 잠정 집계한 결과 간소화 신청서를 제출한 4만4,906농가 중에서 94% 수준인 4만2,191농가가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5. 남북산림협력, 대북사업 1순위로 떠올라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산림 복구는 대북 사업 1순위로 떠올랐다. 산림분야는 기후변화 대응과 인도주의적 차원이라는 관점에서 국제 제재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편이라는 해석에서다.


지난 9월 방북 재계 인사들은 첫 방문지로 북한의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의 조선인민군 122호 양묘장을 방문했다. 같은 달 발표된 평양공동선언문에서도 남과 북은 자연 생태계 보호와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 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와함께 지난 11월에는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남측에서 가장 먼저 만날 사람으로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을 호명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됐다.
한편 올 초 산림조합에서는 119명의 산림분야 전문가와 자문 위원들로 구성된 ‘한반도산림녹화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6. 냉해와 폭염 연이어 농가에 피해


“올해같은 사과 냉해 피해는 40년 만에 처음입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면 뭐 합니까. 자연재해가 아니라 카는데요...” 지난 6월 때 아닌 과수 냉해 피해를 최승섭 한국농촌지도자경상북도연합회 부회장의 말이다.


이처럼 올해 농촌은 4월에 냉해를 입기 시작했는데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7~9일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면적은 2,733㏊로 잠정 집계됐다. 갑자기 찾아온 이상저온 현상으로 일부지역에서는 배 수정률이 10~20%대 까지 떨어지는 등 피해는 수확기 까지 계속됐다. 기록적인 폭염에 가뭄까지 장기간 이어지면서 농심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한편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 농업계의 노력으로 냉해 피해는 재해로 인정을 받았으며, 피해가 심한 농가는 생계비, 영농자금 상환연기 등의 지원을 약속 받기도 했다.

 

7. 농어업특별회의소 10년만에 부활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등을 통과시켰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농어업·농어촌의 중장기 정책 발전방향과 국민 안전 먹거리 공급, 농어촌 다원적 가치실현 등을 협의하고 대통령의 농정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출범은 내년 4월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9년 이후 10년만이다.


농특위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농정공약으로 ▲농어업과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익 기능 실현을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 ▲농어촌 지역발전 및 복지증진 ▲농어촌 생태·환경·자원의 체계적 보전과 활용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기초한 자율농정 수립 등을 협의하는 한편 대통령의 관련 정책 자문역할도 맡는다.

 

8. 최저임금 인상으로 농가도 타격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논란도 뜨거웠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 해 보다 16.4%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농업인들의 아우성도 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최저임금 인상이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많다’고 응답했다. 또 ‘매우 많다’는 의견도 농업인이 66.2%로 도시민의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농업인이 도시민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이 농업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경북의 한 농가는 “외국인 노동자도 써야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농가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오를텐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올해 대비 10.9% 인상된 금액이다.

 

9. 6·13 지방선거 출마 농업인 30% 당선


6.13전국동시 지방선거에 출마한 농업인 10명 당 3명 이상이 당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농업예산 확대와 ‘지역 푸드플랜’ 구축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생산비 지원 대책 마련 ▲농산물 유통혁신 및 가공산업 육성 ▲FTA 대응 특별지원 조례 제정 ▲중장기 지역농정 발전 전략 수립 등  10대 농정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농촌지도자강원도연합회의 경우 철원군에서 3선 도의원에 당선된 한금석 회원을 비롯해 철원군에 김갑수·박기준 회원, 홍천군에 박영록·공군오·이호열 회원 그리고 양양군 김의성 회원, 영월군 선주헌 회원 등 7명이 군의원에 당선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농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최초 여성 도의원이 된 임미애 경상북도의원, 봉하마을서 생태농업을 하는 김정호 김해시(을) 국회의원, 농업관련 협동조합 운동가로 활동한 이재수 춘천시장도 화제가 됐다.

 

10. 제71주년 한국농촌지도자전국대회 개최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지난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체육관 일원에서 ‘제71주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주최, 한국농촌지도자강원도연합회·한국농촌지도자평창군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하나된 열정, 하나된 농촌지도자회’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또 전국 농촌지도자 회원 2만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으며, 이날 대회에서는 쌀값 걱정 없는 농사, 안심하고 먹는 농축산물 생산, 안전한 농촌 만들기를 실천하기 위한 ‘농촌진흥사업실천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부대행사로 ‘기후변화대응 강원농업 발전방안’ 심포지엄과 ‘변화와 혁신의 시대 농촌지도자 대응방안’ 토론회 등 학술행사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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