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제주도, 4년간 200억원 투입 ‘농기계 플랫폼’ 조성키로

제주농민단체 “농가 부채·소득불평등 전국 최고 수준…우롱말라”

제주도내 7개 농민·사회단체는 지난 11일 제주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농협의 ‘지속가능 제주농업 다짐대회’ 개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1일 제주도내 농업인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가의 가구당 소득 5천만원 달성을 축하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농업의 방향을 찾기 위한 ‘지속가능 제주농업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통계청 기준 2017년 제주도내 농가소득이 전국 최초로 5천만원을 넘어선 것을 기념하고, 이를 계기로 농협과 제주도의 농정협치를 강화해 ‘지속가능 제주농업’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는 어려운 여건 속에도 농업인과 제주도·제주농협이 하나가 돼 전국 최초로 농가소득 5천만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뤄 전국 3백만 농업인에게 희망을 보여줬다”면서 “이제는 농가소득 5천만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제주농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축사에서 “제주도와 농업인·농협이 협치를 통해 농산물의 품질향상, 수급조절, 농업인력지원센터 도입 등을 이뤄 농가소득 5천만원을 넘어서게 됐다”며 “농기계 플랫폼사업을 통한 경영비 절감과 청정 제주농촌가꾸기 운동을 통해 농업인들이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통해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기계플랫폼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200억원을 조성, 농작업 대행 등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약속했다.


농협에 따르면 이번 협약에 따라 2021년까지 제주도내 12개 지역농협이 트랙터와 농약 살포용 드론, 기타 부속 작업기 등을 갖추고 경운, 정지, 수확, 비료살포, 농약 살포 등 농작업을 대행하게 되고, 지역농협의 농기계센터의 규모도 확대돼 소형 농기계 임대가 활성화된다.


또 행사에 참석한 500여명의 농업인들은 앞으로 지속가능 제주농업을 이루기 위해 고품질 안전 먹거리를 생산, 미래농업인 육성지원,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존 등에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등 도내 7개 농민·사회단체는 이날 대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농가들은 전국 평균의 약 2.5배인 가구당 6천523만원에 달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농가 부채를 짊어지고 있고, 농가 간 소득 불평등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현실을 외면한 농협의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기념’행사는 빚내서 살아가는 제주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고 주장했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겨울철 농산물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농업수지 개선방안과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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