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2022년부터 이전 추진

주민들, “우리를 오갈데 없게 만들어” 청와대 국민청원 제기

 

전라남도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성환종축장) 이전 후보지 공모 결과 단독 응모한 함평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함평군내 유력한 후보지인 신광면 송사리 주민들은 이에 대해 국민 청원을 진행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지사로 재임할 때인 지난해부터 유치 계획을 발표하고 이전 작업을 꾸준히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고, 예정부지는 함평군 신광면 송사리 일대 612만㎡다.


이전이 결정되면 이곳에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소속 가축개량평가과와·낙농과·양돈과·초지사료과 등 4개 부서와 이곳에 근무하는 183명이 옮겨온다. 종축용 젖소 300마리와 돼지 1,000마리도 함께 들어온다.


이에 대해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국립축산과학원 자원개발부 유치 반대 투쟁 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내는 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투쟁위원회 측은 “함평군 신광면에 위치한 우리 송사리 주민들은 평생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민”이라면서 “그런데 갑자기 국립축산과학원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사리는 천연기념물 토종 남생이가 살고, 군유산은 비자림과 담비 등 보호 동·식물들이 서식하며 공존하는 청정지역이다”면서 “이런 곳에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니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함평군은 축산자원개발부 유치를 강행 추진하더니 유치를 확정해 주민들은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마을의 군유산은 야생차군락지가 6만평에 달하고, 지난 2010년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군유산 야생차 DNA가 최우수한 상태라고 평가 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군유산자락의 역사와 식물, 야생동물, 아름다운 풍경 등 천연자원을 영구 보존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송사리의 한 주민은 “유치가 확정되면 50여 가구가 이주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선조때부터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서 죽으란 말처럼 들린다”면서 “더군다나 고령의 어르신들은 경제적 능력도 없고, 오도가도 못할 신세가 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가 함평군에 들어온다는 것만 확정된 상태이다”면서 “앞으로 보상, 이주 등 여러 현안을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부족함이 없도록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와 함평군은 내년에 이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해 2022년부터 예산 확보와 이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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