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진행된 농협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협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특혜금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농협이 임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고 다음해에 대출이자를 환급해주는 심각한 모럴해저드 행태를 보여왔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2008년부터 주택자금을 대출해준 뒤 다음 해에 대출금액의 2.87%를 현금으로 일괄지급 했다. 사실상 0%대 금리 특혜를 주고 있었다는 것. 지난해에만 대출 1,997건에 대한 보전금으로 40억원을 지출했고, 지금까지 4,305명이 혜택을 받았고 지난 10년간 393억원이 지급됐다.


더욱이 이같은 특혜금리가 농협중앙회뿐만 아니라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금융지주를 포함한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됐다고 한다. 정운천 의원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막대한 대출이자 부담에 국민 고통이 큰 가운데 벌이진 특혜대출은 국민적 공분을 살만한 사안이다”며 “특히 농업인을 위한다는 농협이 정작 농업인에게는 대출과 금리에 인색하면서 임직원에게는 특혜를 베푼 행태는 지탄받기에 충분하다”고 꾸짖었다.


이뿐만 아니라 농협 임직원 중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직원이 전체 지원 1만9,946명 가운데 19.4%인 3,87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농업인의 실태는 대단히 어렵다. 2017년 기준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 이었고 농가부채는 2,638만원으로 대충 봐도 임직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농업인은 줄고 있는데 임직원 수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농가인구는 239만명. 30년전 1천만여 명에서 5분의 1로 감소했고 회원조합 수도 같은 기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농업인을 위한 조직인 농협의 임직원은 같은 기간 3만7,511명에서 10만3,413명으로 무려 2.7배나 증가했다. 사실상 농협은 농업인이 아닌 농협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 11월 2일을 ‘윤리경영의 날’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등 깨끗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또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쇄신도 하고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목표로 강력한 경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나타난 실태를 보면 헛구호에 불과하다. 농협은 번지르르한 헛구호로 농업인을 기만하지 말고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농자재가격을 낮추는 등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 진정으로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농협의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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