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구 (Ph.D.,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산업진흥센터장)

이 가을.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는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지역축제나 박람회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이중 “국제종자박람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북 김제에 소재한 민간육종연구단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국제종자박람회는‘씨앗, 미래를 바꾸다’라는 슬로건으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외 50여 개 종자기업, 종자 전.후방산업,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이번 박람회는 농업분야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종자산업의 중요성과 미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에 개최될 제2회 국제종자박람회의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우수품종 실물을 볼 수 있는 전시포, 참가 기업 및 기관의 홍보를 위한 전시관, 종자 관련 학술대회, 기업설명회, 해외바이어 프로그램 등 종자산업 관련 종사자 및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부대행사로 투어 프로그램, 문화공연, 종자 쿠킹클래스, 종자 알리기 경연 등 관람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들도 준비하고 있다. 작년 1회 박람회 보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진일보한 계획들이다.


박람회를 기획부터 개막식까지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앞으로 국제종자박람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조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종자기업 및 전후방산업의 참여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바이어 발굴 및 매칭, 비즈니스 프로그램 확대, 전시포 확대 등 종자수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여 산업박람회로서의 위상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관련기업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예산확대를 통한 박람회의 규모화가 필요하다. 작년 1회 박람회를 마치고나서 몇 번 지적을 받은 사항이다. 예산이 적다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 보다 내용이나 규모가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번에는 작년 행사 대비 예산이 조금 더 늘어 규모와 내용이 더 확대 되었지만 세계적인 박람회로 발돋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셋째, 행사장의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 작년 종자박람회를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차별화 컨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전시포였다. 그러다보니 넓은 규모의 노지 전시포가 필요하고,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는 그 조건을 만족하지만 지역에 치우쳐 있다 보니 교통 및 접근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장의 상설화가 필요하다. 전시회장을 매년 조립식으로 만들다보니 의외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어차피 매년 해야 할 박람회이고 국제박람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치루려면 상설 전시장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2016년 기준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약 37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그 중 우리나라 종자시장 규모는 약 8억 달러 정도로 세계시장의 불과 2% 정도이다. 초라하지만 이것이 엄연한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현실이다.


첫술에 배부르긴 어렵겠지만 작년에 이어 이번 제2회 박람회도 성황리에 잘 끝나고, 종자산업진흥센터를 중심으로 국가 종자산업 역량을 결집하여 나아간다면 늦어도 2030년 즈음에는 민간육종연구단지에 입주한 기업 중 몇몇은 글로벌 종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제2회 국제종자박람회를 차분히,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다듬어 본다. 조금만 참고 인내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종자시장에서 큰 소리 칠 날이 곧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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