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정책 남발로 농가들 피해 눈덩이

1천여 오리농가, ‘못살겠다’ 목숨건 투쟁 나서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를 남발한 탓에 오리산업 종사자들의 곡소리가 요란해지고 있다.
참다못한 오리 농가 1,000여명은 지난달 27일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 집결해 오리산업 말살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농가들의 회생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최근까지 눈부신 성장을 일궈왔던 오리산업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강화되는 정부의 방역조치로 인해 정상적인 오리 사육 자체가 불가능해져 농가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계열회사들은 폐업(인수합병)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AI 방역조치를 내세워 오리 입식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물론 오리산업 전반에 걸쳐 불합리하고 과도한 방역조치를 남발해 오리산업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엄격한 방역 조치는 남발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책임을 회피해 농가들을 벼랑 끝으로 내밀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1천여 오리 농가들은 ▲오리농가 강제 사육제한 조치에 따른 현실적인 대책마련 ▲출하 후 휴지기간 14일 적용에 따른 피해대책 수립 ▲사육제한 명령권 등 지자체에 대한 방역권한 부여 폐지 ▲살처분보상금 및 방역비용 100% 중앙정부가 지원 ▲예방적 살처분 범위 3km로의 확대 계획 철회 ▲과도한 검사횟수 및 기준 완화 ▲입식 전 방역평가(시·군) 적용 개선 등을 요구했다.

 

(사)한국오리협회(회장 김만섭) 집행부는 지난달 27일 집회 이후부터 곧장 단식투쟁에 돌입, 오리산업 생존권 쟁취를 위해 목숨을 건 투쟁에 임하고 있다.
모처럼 정치권에서도 단식투쟁 천막 농성장을 방문해 오리농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농가들의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일 농성장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이완영 국회의원은 “축종별 사육환경 등 AI의 원인에 따른 방역대책을 찾아 농가의 생존권을 지켜주는 방안으로 정책의 기조가 변화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가금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토록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실효성 높은 가금산업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3일 농성장을 찾은 바른미래당 이언주 국회의원은 농가 목소리를 경청하며 헌법에 위배된 법적인 문제점과 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의 과도한 사육제한 규제 및 미비한 보상 문제에 보완 사항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한편 앞으로 축산 농가가 당면한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만섭 회장은 “전국 1,000여 오리농가들은 사육가능한 마리수와 소득이 이미 반토막난 상황에서 더 이상의 규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농가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비장한 결의로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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