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토종씨앗도서관 최윤경 관장
서울 강동토종씨앗도서관 최윤경 관장
  • 성낙중 기자
  • 승인 2018.10.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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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어도 씨앗 베고 죽는다는 농부의 마음을 되새겨요”

 

도심지의 텃밭은 가족, 이웃과 함께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소통을 하고,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주부와 노인, 어린이들에게는 식물을 돌보면서 신체활동을 돕고,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어 건강한 여가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특별시 강동구는 지난 2010년 전국 최초로 도시농업 조례를 제정했고, 암사동과 상일동 등 현재도 40개가 넘는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강동토종씨앗도서관을 개관했고, 올 해 6월에는 전국 최초로 도시농업 복합커뮤니티시설 ‘파믹스센터’를 열었다. 붉은쥐이빨 옥수수, 뿔시금치, 적피마자, 방풍 등 300여종의 토종씨앗이 보관·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씨앗을 무료로 책처럼 대출해서 재배·채종한 뒤 되돌려 주면 된다.


최윤경 관장은 지난 2013년 강동토종씨앗학교에서 토종 공부를 시작한 뒤 현재까지 지역의 도시농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토종학교에서 공부한 20명이 그룹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고, 강동구청에서 많은 도움을 줘 토종을 기반으로 한 도시농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농업 활동은 재미가 있고,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몸이 움직이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녀는 토종씨앗의 가장 큰 역할은 식량주권을 지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시장 상황에서 우리 풍토에 맞는 씨앗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종자주권은 미래의 식량 해결이 달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속담처럼 과거 농업인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다음 농사를 위한 종자는 남겨둘 정도로 종자를 아주 귀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씨앗은 나라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에서도 토종을 지키는 많은 활동가들과 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민간이나 농업인들에게는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도서관에서도 많은 분들이 씨앗을 나눔해 가는데 반납에 대한 큰 부담은 안 가지셔도 됩니다. 대신 정성 들여서 잘 키워주시면 됩니다.”


그녀는 현재 토종을 통해 요리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에도 토종을 주재료로 한 음식도서관을 만들고 싶다.


이미 강동토종씨앗도서관이 속해있는 전국씨앗도서관협의회는 지난 해 경기도와 우수 토종채소를 지역특화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요리 시연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시 행사에서는 개쌔빠닥 상추를 베이스로한 블루베리 카나페와 각종 토종상추에 돌나물, 구억배추 등을 무쌈에 말아 놓은 무말이쌈 등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도심지에서 토종이 재배되는데 누구나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건강에도 이로운 토종의 레시피가 개발되고, 도시민들에게 전달되면 토종의 가치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토종의 보존과 나눔을 넘어서 국민 모두가 먹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만큼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최윤경 관장이 추천하는 토종 <대추찰>


“부의주 담그는데는 대추찰이 최고에요‘

 

 

추찰은 우리나라 토종쌀인 찰벼의 한 종류로 충청도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찰벼 보다는 키가 크고, 나락은 붉은색을 띤다.


이처럼 대추찰은 중만생종으로 나락이 익어가면서 대추색을 닮아가 대추찰이라는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특히 대추찰은 술을 만드는 데 좋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윤경 관장은 특히 대추찰로 부의주를 만들었때 가장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부의주는 술로 술위에 밥알이 동동뜨는 것이 마치 개미가 떠있는 것 같다고 해 불려지는 술로 곧 동동주다.


“임원경제지 연구소에 계신 정정기 선생님을 통해 부의주를 알게 됐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어요. 대추찰을 쓰니 일반 백미와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저도 배워서 가끔 집에서 만들어 보기도 해요. 우리 토종쌀이라 그런지 의미도 있고, 토종쌀의 필요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밖에도 토종 찰벼에는 다마금, 자치나(까투리찰, 꿩찰), 자광도, 가위찰, 돼지찰 등이 있고,
민요, 구비문학에 종자 관련한 대목에서 빠지지 않고 찰벼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추찰은 민요에서 ‘청산보은의 대추벼’로 등장하는데 청산은 지금의 옥천군 청산면 일대를 말하고, 보은은 지금의 보은군을 지칭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토종은 많이 사라졌고, 계속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어요. 하지만 토종 한 품종이 없어지면 품종이 담고 있던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고 맛도 잃어버리게 되요. 대추찰과 같은 토종벼 재배를 활성화되면 생명도 살리고, 미래의 우리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만큼 토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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