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60원 이하 설정... 농업인 "반영 안되면 대정부 투쟁 불사"

쌀목표가격 결정시 '물가상승률'반영 여부 최대 이슈 부각

 

“밥 한공기 300원 쟁취”
농민의길, 전국쌀생산자협회 등 농업인단체들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벌인 ‘백남기 정신계승·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통해 쌀 목표가격 인상, 밥 한공기 300원 쟁취, 남북 농민 통일 농업 실현을 결의하고 정부의 근본적인 농정개혁을 촉구했다. 서울=유영선 기자

 

문재인정부 농업정책에 대한 농심이반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1년반이 지났지만 전 정부와 비슷하게 일부 기업농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등의 행정편의적 농정 일색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2018~2022년 쌀목표가격을 정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물가인상분을 고려치 않은 소폭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농민단체들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농 등 농민연대조직인 농민의길, 쌀생산자협회 등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가졌다. 이날 5천여명의 농민들은 “촛불정부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당초 농업적폐를 청산하고 농민들의 삶을 지키겠다고 했으나, 농민들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고 농업적폐 또한 계속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농민들의 주장은, 밥한공기(100g) 쌀값을 기존 200원대에서 300원으로 현실화하자는 것. 2017년 수확기 산지 쌀값은 20년전과 같고, 현재의 시세로는 생산비도 못 건진다는 주장이다. 


농민단체와 국회 야권의 쌀목표가격에 대한 입장은, 전농.쌀생산자협회 24만원(80kg들이), 정의당 22만3천원, 민주평화당.쌀전업농 24만5천원, 민중당 25만원 등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업계 요구에 따른 쌀값 인상은 장기적으로 쌀 과잉생산을 불러올 것이고, 결국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의 공약대로 물가인상률을 반영하고, 시장가격과 정부 재원 등을 감안할 때 19만4천~19만7천원선이 될 것으로 예측안을 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또한 최근 출입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은 19만4천원이고, 그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아직 부처간 이견이 있고 정당별로도 뚜렷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여당의원들도 물가상승률 이상 수준은 돼야 한다는데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감은 ‘19만4천원+알파(α)’를 얘기하고 있지만, ‘생산과잉 우려’를 이유로 농업계 입장은 관철되기 어렵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쌀목표가격은 문대통령의 21만원 공약인 밥한공기 최고 ‘260원 이하’와 농민들의 요구 ‘300원’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쌀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자는 내용의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농업소득보전법)’이 계류중에 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농식품부는 10월중 목표가격 산정 방식 처방받아 정부안을 마련하게 된다.


문제는 쌀에 대해 가격을 매기는 기준을 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농 한 관계자는 “사료값에도 못미치는 쌀값에 대해 비싸다고 방송에 나오고 있고, 소비자들은 여과없이 그대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20년전과 똑같은 쌀값에 대해서도, 이를 언론을 통해 물가상승 주범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농학계 한 교수는 “어느땐가부터 쌀산업에 소비감소와 물가상승의 잣대를 드리대면서, 이미 정부의 정책순위에서 조차 천대받는 산업분야로 나눠진 상태”라며 “생명산업에 식량주권, 국민경제에 지대한 역할 등은 묻혀지고 있고, 무엇보다 농민들의 경제를 지탱하는 법제적 장치가 떳떳하지 못한 ‘동정 대상’으로 행정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1일 농민대회에서는 ▲스마트팜 밸리 사업 전면 폐기 ▲대북제재 철회, 남북 쌀 교수 실시 ▲농업예산 삭감 계획 철회 ▲GMO 완전표시제 실시 ▲문재인정부 반농업정책 근본적 혁신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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