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업현장을 가다-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

척박한 중앙아시아에서 녹색혁명·백색혁명 일으켜

2008년 설립 후 10년간 농업한류 ‘씨앗’ 뿌려

안희성 소장,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 전수 보람”

안희성 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시도회장단.

 

농촌진흥청은 2008년부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코피아, 코피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에서는 아시아 9개국, 아프리카 6개국 등 21개의 코피아 센터가 개소를 했으며,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농업기술을 직접 전수하거나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축산, 수도작, 엽채류 등 다방면에 걸쳐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을 모범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 새정부 들어선 후 농업선진화에 속도


우즈베키스탄은 경제는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고, 가스를 비롯한 광산, 공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2016년 새정부가 농업선진화 수출농업에 집중하면서 부하라주에 농업특구를 신설하고 비닐하우스를 대대적으로 신축하는 등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별 비율 역시 농업이 17.6%로 가장 높고, 제조·건설업 30.2%, 교통·통신 11.9%, 무역 8.0% 순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토지와 물에 대한 국유제도가 유지되고 있고, 농산물의 가격, 생산량 및 분배, 수출입 등의 결정을 정부가 통제한다.
무엇보다 우즈베키스탄은 농업기술력이 낮아 농업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는 높은 염류집적도, 저장·가공 시설의 부족, 가공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꼽힌다.


토양은 염류집적 알카리성으로 PH 8을 웃도는데 대부분 지역의 지하수에 많은 염류가 포함되어 농업용수로 부적합하고, 토양개량 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겨울철 비닐하우스 농산물 재배도 아직 초기단계로 농산물 가격이 계절적으로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겨울철 과채류 생산기술 및 수확 후 저장·가공시설에 대한 기술발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강중진 중앙회장(오른쪽)의 기념품 전달식

 

■ 부하라주 등 대규모 과수재배 단지 조성


우즈베키스탄은 세계 4위의 면화 생산과 세계 2위의 수출국으로 면화가 국가경제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과수를 비롯한 수출가능 작물로 대체되어가고 있다.. 또 밀은 국민들의 주곡이자 국가 전략작물로 143만ha 재배하며 생산량은 650만톤 수준이다.


최근에는 농업부분의 경쟁력 확대와 수출농업을 위해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농림부(혁신부) 농업생산과학청(SPCA) 산하 12개 연구소, 시험장 2,000여명의 연구원을 통한 농업기술 향상을 이끌어왔다. 


특히 강력한 농업선진화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부하라주에 농산물 수출농업특구를 조성하고 50,000ha에 이르는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품질 포도 생산을 위한 대규모 포도단지와 사과, 체리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향후 농산물 수출 다변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지형적 영향으로 인한 적은 강수량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업생산성 향상에 큰 어려움이 있으며, 증발량이 많아 토양이 알칼리성으로 변해 작물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농업용수 해결과 토양개량을 통한 우즈베키스탄 농업생산성 향상에 대한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안희성 소장은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설립 이래 12개 과제를 완료했고, 현재 5개의 시범, 협력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즈베키스탄 농업이 선진화가 되는데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 농촌지도사업 전파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농촌진흥청에서 한국의 선진농업기술을 해외에 공유하기 위해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2008년 7월 농림부 산하 농업생산과학청과 MOU를 체결하고 2009년부터 해외농업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안희성 소장과 국내에서 선발된 연구원, 우즈베키스탄 현지 연구원 등이 상주하고 있다.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설립 이래 12개 과제를 완료했고 ▲TMR을 이용한 비육우 사업 ▲고려인 채소재배 농가 실증사업 ▲농촌지도 조직 적용 ▲벼농사 생력재배 사업 등 현재 5개의 시범, 협력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우즈베키스탄 축산연구소와 시범마을 조성사업 선진 가축사양기술 TMR을 이용한 비육우사업은 향후 3년간 우즈베키스탄 전국 13개주 400여 농가에서 추진해 가축(소) 사육기술, 가축개량 사업을 통한 우즈베키스탄 축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문화협회와 고려인 채소재배 농가 실증사업으로 무가온 신선채소 재배기술 확립으로 겨울철 신선채소 재배기술을 통해 국민들에게 채소를 공급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와함께 아직 우즈베키스탄에 농촌지도 조직과 기능이 없어 한국의 선진 농촌지도사업 모델을 우즈베키스탄에 적용하는 등 우즈베키스탄의 농촌지도사업을 도입해 영농지도자 양성체계를 통한 영농기술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외에도 원예연구소와 협력사업 맞춤형 고품질 포도 다수확 재배 가공기술로 품질이 우수한 우즈베키스탄 포도의 고품질 포도생산 가공기술 개발로 수출촉진과 농가소득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맞춤형 벼농사 생력재배사업을 통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벼농사 재배면적 확대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산업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우즈베키스탄 농기계 개발센터와 융합사업으로 한국의 농기계 보급 확대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 고려인 등 연간 5,500여명의 농업기술 교육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에서 추진 완료한 협력사업 과제들은 정부정책에 반영해 농가에 보급하는 실증, 시범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농업기술 선진화에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의 농업기술 향상을 위해 농촌진흥청 각 분야별 전문가와 지방농촌지도사들을 초청해 기술전수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과학생산청 연구원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농촌진흥청 관련 연구기관에 파견하고 각 연구소와 추진하고 있는 협력사업의 현장평가를 통해 연구원들의 농업기술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즈베키스탄 미래의 농업지도자 양성을 위해 타슈켄트 농과대학교 교수, 농고교사, 현지농업인, 대학교수, 농업관련 공무원, 농업교사들에게 농업기술 전수를 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은 코피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쿨팜 자체시범포에서 각 작물 재배단계별로 현장훈련을 통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매년 5,500여명의 교육생들에게 현장에서 교육하고 실습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수출작물로 선정해 추진하는 고추를 코피아 우즈베키스탄 센터 시범포에서 육묘한 고추 70,000여주를 채소연구소, 타슈켄트 농업대, 각 주 농업대 및 주 정부에 무상 제공해 시범포를 운영하게 해 한국 고추종자를 공급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했다.

 

■ 김치담그기, 아리랑 통해 한국문화도 전파


매월 농산물, 농업자재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를 분석해 우즈베키스탄의 농산물, 농자재 가격 정보를 한국농수산정보센터,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 홈페이지에 게재해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농업선진화 정책으로 한국의 많은 농업관련 업체, 기관에서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 농사를 직접 운영하기 위해 방문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 방문객들에게 우즈베키스탄의 농업현황과 농업정책을 알려 현지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 TV, 신문매체를 통한 코피아의 활동상과 한국선진영농기술을 홍보하고 현지농가 방문을 통해, 또는 우즈베키스탄 센터를 방문하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문화 행사도 매년 11월말에 우즈베키스탄 국민들과 아리랑 요양원, 타슈켄트 농대 여학생 1,000여명에게 추진해 한국의 음식문화를 우즈베키스탄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코피아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우즈베키스탄과의 농업기술 향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양국 간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농업부문이 한층 더 발전되어 나갈 수 토대가 되고 있다는 평이다.


안희성 소장은 “우즈베키스탄은 2016년 러시아에 농산물무역센터를 개설해 과일·채소 수출을 전개하는 등 러시아의 농산물 공급기지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 전역에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인터뷰-안희성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 소장


“우즈베키스탄에 농업 한류 전파하는 것이 지금의 제 역할”

 

우즈베키스탄은 고려인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나라이고, 최근 신 정부가 들어서면서 농업에 굉장히 많은 지원과 정책을 쏟아붓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안희성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 소장과 연구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안희성 소장은 농촌진흥청과 경농에서 근무했고, 은퇴 후 지난 2015년에 우즈베키스탄으로 건너와 4년째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고려인들이 옛 소련 붕괴 이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너왔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우즈베키스탄 농업도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즈베키스탄 농업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작물이 무엇인지, 기술이 무엇인지를 찾아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피아는 농촌진흥청에서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하는 국제 농업교류사업이다.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는 2009년에 설립해 10여년 동안 우즈베키스탄과 농업기술개발 사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코피아로는 우즈베키스탄 센터가 유일하다.
“우즈베키스탄은 한낮의 온도가 40도 넘는 더운 나라입니다. 또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하지만 사막기후라 땅이 척박하고, 기술력이 부족해 농업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나라입니다. 특히 20만여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새로운 농사기술을 익히는데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코피아 우즈베키스탄센터에서는 그동안 원예, 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지원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농업과학생산성센터와 농촌지도사업을 진행하면서 생산뿐만 아닌 농업인 인프라 구축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농촌지도자회 같은 농업인 단체가 활성화 되어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아직 농업 지도조직과 영농지도자 양성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느 산업이든 사람이 있어야 발전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모델을 우즈베키스탄의 농촌지도사업에 도입해 영농지도자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안 소장은 아직 우즈베키스탄 농업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자원이나 환경이 나쁘지 않아 발전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은 사막지대이지만 나라를 가로질러 두 개의 큰 강이 흐르고 있고, 물을 이용해서 강 주위에서는 농사를 짓고 있는 만큼 농업분야에서 활용가치가 크다는 평이다. 또 소련시절에는 밀, 군수 식량, 연화(목화) 등의 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양쪽 강을 끌어들여 농사를 지었다.
“전 세계 코피아에 많은 연구원들이 나가 있지만 사명감 없이는 많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수 십년간 우리나라 농업계에 몸 담았고, 좋은 기술과 시스템을 전수하는데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강제이주라는 아픈 역사가 있고, 고려인이 아직도 터를 잡고 있어 이들을 위한 봉사를 한다는 마음도 큽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의 교류도 많아지길 기대하고, 연구원들과 우즈베키스탄의 농업이 발전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