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야, 바나나 등 열대작물 재배로 새로운 농사장르 열어

“파파야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처음 맛본 뒤 달콤한 향에 반해 ‘천사의 열매’라고 불렀다고 해요. 또 바나나는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물입니다. 이렇게 열대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는 작물이 경북 안동 골짜기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안동시 와룡면 안동 파파야농장 황순곤 대표는 10여년전부터 열대작물 재배에 도전,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 10여년전 파파야로 농사도전


“10여년전에 열대작물은 관심이 부족한 분야였습니다. 귀농을 결심하고, 작물을 선택할 때 일반과수나 수도작은 귀농인인 저에게 경쟁력이 부족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가장 좋아하지만 아무도 재배하지 않은 파파야를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농사는 현재 약 6,000여평의 면적에서 파파야, 한라봉, 애플망고, 바나나, 커피, 구아바, 용과, 게욱, 카사바 등 30여 가지가 자라고 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기온이 따뜻한 남쪽지방이 아닌 추운 내륙지방에서 열대작물 재배를 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생각은 온도만 맞으면 어떤 작물도 키울 수 있다는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많이 더워져 열대작물이 5월부터 10월까지는 노지에서도 잘 자랍니다. 안동만 해도 고온다습한 열대지방과 비슷한 기후인데 겨울에는 하우스로 옮기면 되고, 겨울에는 밖이 아무리 추워도 하우스는 항상 15도 이상으로 유지시켜 줍니다.”

 

■ 온도, 습도 등 꼭 신경써줘야


그는 열대작물을 키우는데 있어서 4가지 요소를 꼭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온도, 습도, 환기, 영양으로 사람도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좋은 환경을 선호하는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여기에다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 휴대폰으로 농장의 환경을 체크하는 등 혼자서도 넓은 면적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

 

“농촌에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고, 저도 언젠가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질 때가 올 것입니다. 인건비는 적게 들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해야 답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활용하고 있는 스마트팜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에다 매일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일과를 전파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농장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소비자가 찾아오는 농장을 만들어야


그는 재배만큼 대도시 사람들이 농장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안동 파파야농장은 국내에는 드물게 열대작물을 재배, 판매하는 농장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견학을 오는 농업인이 줄을 잇고 있다. 매년 농장을 다녀간 인원만도 6,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 도·시·군 농업 관계자도 방문이 활발하다.


“무슨 일이든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오면 마케팅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안동 파파야농장에 오시면 도시민들이 주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열대작물을 한눈에 다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기후가 변하고 있지만 완전한 아열대 기후로 변하기는 아직 50, 100년 이상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름철 비가 많이 오고 봄, 가을이 짧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한 만큼 외국의 아열대작물을 도입해서 국내 정착시키는 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열대작물 농가소득원으로 손색없어


파파야는 그 해 심어 그 해에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농가들의 소득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일반적으로 사과나무는 4~5년을 키워야 수확이 가능한데 파파야는 그에 비하면 굉장히 성장이 빠릅니다. 그래서 소득으로 연결 시킬 수 있고, 가정에서는 관상용으로도 재배가 가능합니다. 또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면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함께 그는 열대작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바라고 있다. 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유행이 빠르고, 소비가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이 생산하면 소비자들이 소비를 많이 해줘야 농사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아직은 열대작물에 대한 소비나 인식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농가들은 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품질 못지 않은 열대작물을 키워 낸다면 꼭 좋은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의 : 010-8598-0704)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