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김상근 회장

 

육계 계열화사업은 지난 30여년간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이제는 농가들이 억대 소득을 올리는 것은 예삿일이 되었고 대를 이어 계열화사업을 지속할 만큼 직업으로도 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 닭고기산업은 매우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적 닭고기 회사들이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수년내 닭고기 관세가 철폐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회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농가들도 회사야 어떻게 되든 닭이나 잘 키우면 되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수입닭고기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최고의 닭을 키우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실 계열화사업은 많은 논란이 반복되어 왔다. 무엇보다 계열화사업은 개선해야 할 사안이 많고 농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사항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과거와 달라진 것은 농가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안을 해결해 나가는 변화를 꽤했다는 점이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집회를 강행하고 요구조건을 외쳤던 방식에서 탈피해 협상 테이블에서 대화를 통해 사안을 해결하는 것은 과거 농가협의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이 때문에 농가협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치 집회를 개최하고 목소리를 외치는 것이 농가협의회의 제역할인 것 마냥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는 버려야 한다.


사실 농가협의회가 집회를 강행하고 요구조건을 외쳤던 지난 과거의 성과를 살펴보면 형편없다. 사안에 따라 협의를 해야 하는 계열회사들은 농가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어디서도 중재 역할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농가들의 외침은 공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는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농가협의회에 변화된 모습에 한국육계협회와 계열회사들도 기꺼이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지난 14일에는 사계 처리를 위해 농가협의회, 계열사, 육계협회가 테이블에 앉아 사계에 대한 책임 소재를 계열회사가 책임지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었다. 이는 농가협의회와 계열회사가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도록 육계협회가 적극적으로 중재를 하면서 가능했던 성과로 볼 수 있다.


사실 사계 처리 문제는 그간 숱한 논란이 반복돼 왔다. 출하작업이나 도계 대기 중에 발생한 폐사에 대해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농가들이 책임을 떠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특히나 올해는 114년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인해 사계 발생량이 예년보다 60% 이상 증가할 만큼 피해가 컸다. 이로 인해 농가들은 사계 처리 비용을 떠안지 않을까 좌불안석이 따로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계열회사에서 농가협의회 요구조건을 적극 수용하면서 농가들은 적어도 사계에 대한 손실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0여년간 농가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사계 처리 문제가 해결된 것은 농가협의회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계열회사가 농가협의회를 공생관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가협의회는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으로 계열화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농가협의회는 농가들이 근심 걱정없이 닭 사육에 전념을 다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는데 부단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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