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비싸지 않다" "수입쌀 밥상에 오르지 않게" 소신 발언

'5개월 공석' 메웠지만 '정책 공백'산넘어 산, 기존정책과 갈등도

 

“쌀 목표가격은 19만4천원 이상(80kg들이) 돼야 한다고 보고, 수입산 밥쌀용쌀은 밥상에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선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농정1호’인 쌀값안정대책으로,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쌀산업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득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쌀목표가격, 쌀 수입 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농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날 농해수위는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직후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청문보고서 채택에 앞서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 보다는 농업에 대한 전문성과 정책검증을 통한 농정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회의를 집중했다.


청문회에서 쌀값안정과 관련,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속초·고성·양양)은 “지난달 쌀값이 비싸다고 비축미 4만톤을 방출했는데, 농민들이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신을 밝혀달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현재 17만8천원은 비싼 쌀값 아니다. 동의할 수 없다”면서 “농해수위 간사시절부터 쌀목표가격 19만4천원 이상 돼야 한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쌀 수입문제와 관련,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증평·진천·음성)은 “현행 TRQ(저율관세할당) 의무수입량을 따지면서 밥쌀용쌀 수입 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의원시절에 밥쌀용쌀수입은 반대했다”며 후보자 입장에서의 소견을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현재 미국 등 국별 쿼터가 문제다. 이론적으로는 밥쌀용쌀 수입이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는 아니다”면서 “가능하면 밥쌀이 (가정)밥상에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농업피해에 대해 의원들의 공통된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정부의 통계치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장관이 되면 맨 처음 폭염피해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며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폭염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재난지역 지정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농식품부 차원에서는 폭염이나 폭설 등 보험특약으로 돼 있는 항목을 주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최대 지적사항으로 꼽히는 ‘스마트팜 밸리’ 사업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이 사업은 시설원예사업의 딴 이름으로, 수천억을 투자해 토마토나 파프리카 생산단가 폭락사태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라며 “예비타당성 조사나 ISP(정보화전략계획)도 없이 서둘러서 추진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질타성 지적을 이었다.

이 후보는 “스마트팜에는 농가들이 호의적인데, 스마트팜밸리 사업은 이견을 보인다. 실제 농민들이 원하는 방안을 심도깊게 검토 필요성을 느낀다”고 재검토 의사를 표명했다.


더불어 스마트팜밸리사업이 대기업의 농업진출 ‘교두보’란 지적에 대해선, “대기업 참여 문제는 실증단지에 국한돼 있다. 궁극적으로 대기업 참여를 차단토록 하겠다”면서 “스마트팜밸리사업은 적용품목도 내수가 충분한 것으로 선택해야 하고, 수출주도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관련,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창원·진해)은 “지난해 시행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연간 1천억원 모은다더니, 현재 47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법적으로 정부에서 재정지원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대책이 요원하다”고 의견을 물었다. 이에 이개호 장관 후보자는 “해당 정책을 대표 발의했던 당사자 입장에서 지금까지의 모금액도 당초 취지인 기업들의 무역이득에서 출연된게 아니라, 에너지공기업들이 갹출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은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대기업들이 ‘선도출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밖에 농업정책의 당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후속조치 모든 농약의 안전기준을 설정·적용하는?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시행, 농협을 비롯한 상호금융조합 준조합원 예탁·출자금 비과세 폐지 등에 대해서도 “농민들 시각에서 현실성 있는 대책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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