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위원장 3파전 전개…누가 당선되더라도 가시밭길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닭고기자조금이 제4기 관리위원장 등 새 집행부를 선출한다. 지난 8일까지 관리위원장 후보자 등록기간을 공고한 결과 오세진(대한양계협회 육계분과위원장), 심순택(한국육계협회 부회장), 한병권(닭고기자조금 대의원회 의장) 등이 각각 후보등록을 마쳤다. 관리위원장 선거는 오는 23일 치러진다.


업계는 이번 관리위원장 선거 결과에 따라 닭고기자조금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억대 자조금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다지느냐’, ‘닭고기자조금이 해산되느냐’를 두고  판가름 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닭고기자조금은 매년 거출률이 낮아져 사업운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그나마 추진된 사업들도 제대로된 성과를 내지 못해 자조금이 무의미하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관리위원장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닭고기자조금은 향후 행보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닭고기자조금은 공동 추진단체인 대한양계협회와 한국육계협회간 줄기찬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갈지(之) 자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 들어서는 계열사들의 외면과 농가들의 거출참여가 저조하면서 거출금액이 형편없이 떨어져 변변한 사업조차 추진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위원장에 출마한 후보들은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심순택 후보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었던 닭고기자조금이 그나마 50~70억원대 거출금액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심 후보는 제2기, 3기 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닭고기자조금은 해산위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나름의 역할을 다해 왔다.


반면 오세진, 한병권 후보들은 농가들의 손으로 탄생시킨 닭고기자조금은 이제는 농가들의 품안에서 성장시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가 닭고기자조금 대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된 만큼 양계협회 소속 대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관리위원장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닭고기자조금을 두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와 그래도 ‘이만큼 성과도 훌륭하다’라는 주장이 맞물려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계에 봉착한 닭고기자조금은 사실상 누가 관리위원장이 되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잿밥에만 눈이 멀어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는 지난 과거 행보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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