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멋 부리지 않고 땅·작물 집중 투자가 ‘성공비결’

 

수년전부터 농업·농촌에서는 귀농 열풍이 불고 있다. 매년 귀농인 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할 만큼 선풍적이다. 귀농의 삶은 경제적 활동이 매우 제한적인데다 도시근로자와 견줘 소득도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귀농 열풍이 꺾이지 않는 것은 도시의 삶도 녹록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귀농의 삶은 생각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농업·농촌으로 귀농을 선택한 10명중 실제로 정착하는 숫자는 3~4명에 그칠 정도로 농촌에서의 삶은 고되고 힘들다.


그렇다면 과연 귀농의 성공 요건은 무엇일까? 전남 곡성군 임면에서 3천여평의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장 블루베리’ 임낙홍 대표는 성공한 귀농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까지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할 만큼 잘나가던 직장인이었지만 퇴직을 앞둔 5년전부터 귀농을 결심하고 어떤 작목을 재배해 얼마만큼의 소득을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체리, 키위, 블루베리 등 많은 작목을 두고 고심 끝에 블루베리로 결정하고 품종의 종류와 재배법 등을 1년간 걸쳐 습득했다. 또한 일체의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법 연구를 시작했다.


퇴직을 앞둔 3년전부터는 고향인 곡성군 임면에 매주 내려와 블루베리를 식재했다.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출하시기에 따른 품종을 구분해 홍수 출하를 방지했다. 이렇게 1년이 넘도록 매주 곡성과 서울을 오가며 귀농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2017년 퇴직과 함께 블루베리 수확이 시작됐다. 3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미리 식재를 해놓은 덕분에 귀농 첫해부터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판로가 큰 문제였으나 35여년간 근무했던 옛 직장에서 상당량을 구매해줘 첫해에는 무난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고민이 컸다. 언제까지 직장 동료들을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임 대표는 곡성역이며 인근 직거래장터 등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장소는 빠짐없이 장을 열었다.


특히 곡성군 최대 한우고기 식당에서 마켓팅은 큰 역할을 했다. 한우고기를 먹은 소비자들이 후식용으로 블루베리를 구매하기 시작한 것. 믿기지 않는 것은 블루베리를 한번 맛본 고객들은 여지없이 재주문을 하는 것이다. 현재는 전체 소비자들의 70% 가량이 택배로 주문하고 있다.


특히 임 대표는 판매 가격을 본인이 직접 결정한다. kg당 3만원선이다.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지만 임 대표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내가 재배한 농산물에 최선을 다하고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매일같이 주문량을 맞추느라 블루배리 수확으로 여념이 없지만 일손이 달리는 농촌의 현실에서는 아쉬움이 큰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인력 구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귀농 생활의 최고의 난제는 인력확보라고 임 대표는 귀뜸했다.


귀농 3년차 이제는 수확하기 바쁠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귀농 성공사례로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의 현장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임 대표는 귀농의 가장 큰 성공요건은 땅과 작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며 겉멋만 들어 주택, 차량 등에 투자가 집중되면 십중팔구 망하기 일쑤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블루배리 수확이 끝난 시점에서 소득을 창출할 수 양봉과 유정란에 관심을 갖고 열공 중이다. 임 대표는 “블루배리 수확으로도 소득은 충분할 수 있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나태해 질 수 있을 것 같아 또다른 소득 작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라며 “양봉과 유정란은 기존 블루배리 농장에서 활용이 가능해 신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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