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이윤보장 없으면 생산기반 붕괴”

KREI, 고랭지채소 안정화를 위한 현장토론회

8월 중순 출하를 앞두고 강원도 태백시 상,하사미동 포전 모습. 끝마름병 피해가 속썩음병(꿀통)피해로 확산되어 정상적인 시장출하물량이 50%미만으로 보인다.

 

“8월 상·중순에 출하될 고랭지배추는 폭염으로 무름병, 끝마름병 등의 생리장해가 발생해, 단수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고랭지배추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매년 반복되는 고랭지배추의 수급불안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고랭지채소 안정화를 위한 생생현장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폭염 지속에 따른 고랭지채소 수급 안정화’를 주제로 현장토론회를 개최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 채소로, 생육적온이 18~21℃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지속된 폭염으로 고랭지배추의 생리장해가 다수 발생하면서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다.


농업관측본부 한은수 엽근채소관측팀장이 발표한 ‘고랭지배추·무 수급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고랭지배추 출하량 감소로 8월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상품 10kg망당 평년 1만500원보다 높은 1만5,000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랭지무 역시 출하량 감소로 8월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상품 20kg상자당 평년 1만3,320원보다 높은 2만2,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현재 고랭지배추와 고랭지무의 8월 상·중순 출하분까지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다. 8월 하순이후 출하물량은 육안상 피해는 크지 않지만, 생육이 지연되고 있어 향후 기상여건에 따라 피해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토론에 참여한 고랭지농업연구소 김기덕 박사는 “이번 폭염이 고랭지배추의 위기가 아닌, 새로운 생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가뭄이 예상되면 정식시기, 품종 등을 적절히 선택할 필요가 있고, 비가림시설 등을 설치하여 차광, 관수 등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관령원예농협 유영환 조합장은 “가뭄과 폭염이 지속될 경우 관수장비, 영양제 등의 정부지원과 윤작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조합장은 “연작피해가 많은 강원도는 지력개선을 위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농업인들이 윤작할 수 있도록 대체작목 제시와 보조금 지원 등으로 작물 전환을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채소협동조합 정만기 조합장은 “고랭지배추 출하기는 덥고 경사가 심해 재배하기가 힘들며, 올해와 같은 경우 관수와 영양제 투입비용 등으로 생산비용이 예년보다 높다”면서 “그럼에도 비축사업 등으로 가격을 통제해 적정한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생산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조합장은 “국내에 유통되는 고랭지배추는 대부분 산지유통인이 관리하고 있음에도 지원에서는 배제되어 있다”면서 “산지유통인도 관수, 영양제 투입 비용 등에 대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추.무생산자협의회 김시갑 회장은 “6월 5일 정식한 밭을 8월 10일에 수확할 예정이었는데, 가뭄과 폭염으로 수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럴 경우 향후 수확지연된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고랭지배추의 경우 농약 투입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사용될 수도 있다”면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두르기 보다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 이후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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