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농산물 생산 돕는 ‘미생물’
안전 농산물 생산 돕는 ‘미생물’
  • 김다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
  • 승인 2018.08.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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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사

 지난해 난생 처음 맛보았던 곰취의 맛과 향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산나물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는 것이 아니었다. 곰취 잎에 노릇노릇 잘 익은 삼겹살을 올리고 쌈장까지 더하니 나른 한 몸에 활기가 돌 정도로 맛이 좋다.


곰취(Ligularia fischeri)는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높은 지대의 숲에서 자생하는 숙근성 산채로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일부 지역의 시설이나 임야에서 재배된다. 곰취의 주성분인 ‘리글라리딘’은 항산화, 항염증, 항비만, 관절염 치료, 간 기능 보호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맛뿐만 아니라 기능성까지 으뜸이다. 3월부터 6월까지 수확이 이뤄지며, 이후 여름과 겨울을 지내고 다음해 봄 새순이 돋아난다. 하지만 올해 폭염도, 앞으로 올 매서운 추위도 견뎌낼 곰취가 못 견디는 것이 있다. 바로 ‘병해충 피해’다.


올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곰취 생육상황이 작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연작피해’였다. 곰취는 산에서 자생하면 병해충 발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생지와 다른 환경인 시설하우스에서 밀도를 높게 해 연작재배하면 역병, 흰가루병, 흰비단병 등 병해와 곰취수염진딧물, 큰섬들명나방, 과실파리, 응애, 달팽이 등 해충이 발생해 문제가 된다.

곰취에 발생하는 병해 중에서도 역병은 배수가 불량한 곳에서 ‘피토프소라 드레치슬레리’라는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 예년보다 강우 일수가 많거나 토양 습도가 높으면 발생할 우려 또한 높아진다. 역병균은 곰취의 뿌리나 땅가부위 줄기를 통해 감염되며 지상부를 시들고 말라죽게 하기 때문에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곰취는 주로 쌈용으로 재배돼 가열조리 없이 섭취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친환경 재배를 선호한다. 친환경 농업에서 농약의 대체 가능한 대안으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미생물’이다.


유용한 미생물들은 작물이나 토양에 살면서 거처와 영양분을 제공받는 대신 작물을 튼튼하게 하고 병해충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게 작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전문적인 말로는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라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곰취 역병을 예방하고 방제할 수 있는 미생물을 선발하고 이를 활용해 역병균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생물은 사람과 가축에 대해 안전하고 토양 등 농업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화학농약처럼 농작물에 잔류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국내에서 개발된 미생물농약은 2017년 기준 27종, 친환경유기농업자재로 공시된 미생물제는 2018년 기준 101종이다. 미생물농약은 작물별 방제 대상 병해충명 등이 표기돼 있으며, 친환경유기농업자재로 공시된 미생물제는 병해관리용, 해충관리용, 병해충관리용으로 표기된다. 국내 주요 작물병해충이 260여 종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개발된 미생물제의 수는 많이 부족하다.


또 다른 문제는 미생물제의 효과가 농업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용한 미생물이 친환경 농업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많은 연구자와 관련 산업계의 노력으로 다양한 농업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효과를 내는 미생물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 농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전 농산물 생산, 그리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환경 보전은 ‘미생물’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미생물이 더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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