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단체, 공약 1호 '쌀값 안정'등 현안 해결 요구 봇물

동물복지 비하 발언 등 9일 청문회부터 험난 예고

 

5개월째 공석이던 농식품부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지난달 26일 내정됐다. 지방 행정공무원 30년에다 국회 농해수위 간사직까지, ‘농업과 농촌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갈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게 문재인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 사유서 골자이다. 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농민단체들의 반응도 전반적으로 환영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반년 가까운 장관직 공석으로 빚어진 농정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지 우려스럽다는게 주위의 지적이다.

특히 올해 연말 최대 이슈로 예상되고 있는 쌀목표가격 설정 문제에서, 어떤 특권과 능력으로 직불제 예산내에서 해결점을 찾을지 관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장관 자체를 환영한다”=남북정상회담, 지자체선거 등에 휩쓸리면서 농업정책은 사실, 1년 넘게 실질적인 추진력을 잃은 상태로 지내왔다. 이로인해 새정부의 농업개혁과제는 물론, 농민단체들의 요구과제 또한 미뤄진 채로 농정 2년차를 맞은 상황이다.


때문에 농민단체들의 이개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요구사항도 이미 흘러넘치고 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장관내정과 관련, 성명서를 통해 “이제 어려움들은 시작된다. 대선공약인 대통령직속의 농특위 설치 문제,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실현,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도입에 따른 농업인들의 걱정, 면세유 일몰에 따른 연장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풀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농연, 한여농, 축단협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앞으로 농업인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상생을 통해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 위하는 장관이 되길 기대한다”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농정, 지금부터 시작하라”=“정부가 쌀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신호)를 줘야 한다”. 이개호 농식품부장관 내정자의 행정스타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가지씩의 과정을 밟는 단계별 실행이 아니라, ‘치고빠지고’ ‘양공작전을 펴’는 등 30년 행정 내공이 엿보이는 ‘정책통’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해 문재인정부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위원장을 맡을 당시, 농식품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이개호 의원에 대한 주변 평은, ‘정책통’ ‘현장전문’ ‘농정실세’ 등으로 압축된다.


‘문재인대통령의 농정공약 1호’라는 수식어로 내놓은 ‘쌀값안정’은 이개호 의원이 장관자리에 앉으며서 가장 무게감있게 고민거리로 떠안은 과제다. 당장 정부는 17만원대(80kg들이)의 쌀값을 잡기 위해 3월과 6월에 이어 지난 2일 추가로 4만톤 공매에 나섰다.

 

쌀값안정에 대한 개념이 수요자인지 생산자인지에 따라 가격기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장관내정자의 첫 번째 시험대가 놓이게 된 것이다. 이 장관내정자는 생산자인 농민을 기준으로 정책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2013년대 가격인 17만원중반의 쌀값은 ‘안정’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의 정부 비축미 방출은 농업계의 지탄대상이 되기 충분하다. 이개호 내정자의 입장표명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쌀목표가격을 어떻게 설정할지, 메머드급 파급영향이 예상된다. ‘물가상승’에 맞춘 쌀값 조정을 기치로 내건 현정부의 공약이 있던 터라, 이에 상응한 21만~24만원 수준의 쌀값 조정이 가능할지 농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또한 근래 보기 드문 폭염으로 비롯된 농작물 피해에 대해 신임 장관의 행보가 관심 대상이다. 이 내정자는 국정자문위 분과위원장 시절, 농어업 재해대책법과 농업재해보험법의 지원기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언급했었다. 사회적 문제인 최저임금제 또한 농업분야도 피해갈 수 없는 현안인데다,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슈 또한 풀어야할 굵직한 과제로 내정된 장관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문 대통령의 농정공약 사항인 것이다. 생계안정, 재해복구, 경영유지 등 방향까지 제시했던 사안들을, 이번 폭염피해에 어떻게 적용할지 이개호 내정자의 몫으로 돌려졌다.


이밖에 어떤 논리를 갖고 나날이 비중이 줄어드는 농업예산을 늘려나갈 것인지, 의원시절 언급대로 기초농산물 가격안정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 남북 화해무드에 더해지는 농업교류정책엔 어떤 대책을 들고 나설지, 해마다 농정 이슈로 떠오르는 농협개혁 문제는 어떻게 접근할지 등에 농업계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인사청문회의 과제= 9일 예정된 이개호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국회 농해수위 간사 경력을 감안, 임명 절차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개 식용화’ 발언한 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농해수위는 반려보다는 팔아먹는데, 잡아먹는데 중점을 두는 곳”이라고 말해 동물보호단체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축산업 진흥과 축산농가의 소득증대 등을 고려한 상임위 입장을 강조한데서 나온 발언”이라며 “반려동물 문화를 비하하거나 동물 생명존중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아니다”고 해명자료를 냈다.

청문회 지적대상으로 내용이다. 이 후보자는 내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모든 농정 현안을 농업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개호 농식품부장관 후보자는 1959년 전남 담양 출신으로,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엮임한 뒤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에서는 농해수위 간사를 맡았고, 문재인정부 인수위인 국정기획자문위 경제2분과위원장으로 농식품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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