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의 모든 농업단체들이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여러 단체 연대기구인 한국농축산연합회와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이 성명서를 통해 이개호 장관 후보자 내정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물보호단체의 장관 내정 반대활동을 중단할 것과 조속한 취임을 요청했다.


장관 내정자에 대한 ‘환영일색’은 드문 일이다. 다양한 이해관계만큼이나 특정인물에 대한 평가와 관점은 스펙트럼처럼 각양각색일 수 있는데 환영일색이라니 아리송하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만 되짚어보면 일색의 까닭을 알 수 있다.


먼저, 궐석기간이다. 농업정책의 수장인 농식품부장관이 넉 달 동안 증발한 초유의 사태, 게다가 농정의 쌍두가 될 청와대 농어촌비서관도 몇 달 자리를 비우다 6월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야 임명됐으니 농업계의 답답함이 얼마나 컸겠는가. 하소연할 대상도, 비빌 언덕도 없었던 농업인들은 누구라도 빨리 장관이 되길 빌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환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개호 의원이기 때문에 일색인 면도 있다. 이 내정자는 밑도 끝도 없는 정치인이 아니다. 전남 담양 출신인 그는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해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등 오랫동안 전문 관료로서의 길을 걷다 정치에 입문한 이다. 국회의원이 돼서도 제20대 국회 전반기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는 등 농식품부 조직과 업무 전반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니 농업계의 환영일색은 드문 일이면서 어렵잖게 수긍할 만하다.


환영과 지지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 이 내정자가 부담을 느낄만한 대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뛰어난 역량으로 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길 기대한다는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의 성명은 기대와 부담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대선공약인 대통령직속 농특위 설치,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실현, 쌀 목표가격 재설정,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도입과 관련한 제반 문제, 기상재해에 따른 농가피해 구제 등 제시된 농정현안 하나하나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는 장관 내정자의 역량에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이다. 이 장관 내정자는 농업인의 무한한 신뢰를 발판으로 역량을 한껏 발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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