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장재기 약용작물과장

A영농조합법인은 매년 황기, 천궁 등의 약용작물을 건강관련 식품회사로부터 70~80톤씩 납품 요청을 받는다. GAP 관리 시설업체로 등록된 A영농조합법인은 직접 재배부터 세척, 건조, 저온저장, 가공, 포장, 보관 단계까지 현대적 시설을 통해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국내산 약초를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건강관련 식품회사들로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A영농조합법인의 사례처럼 최근 건강관련 식품회사는 믿을 수 있는 국산 약용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성장하는 경제 분야를 찾기 어려운 요즘에 예외적으로 급속도로 성장하는 분야가 건강관련 식품산업이다. 삼시 세끼 해결이 어렵지 않아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도 같지만 의외로 잘 먹는 것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관련 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제품인 ‘건강기능식품’과 정부의 안전성 및 기능성 인정과 관계없이 전통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여겨서 흔히 먹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나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전체 건강관련 식품 시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4년에 1조6천억 규모에서 2016년에 2조1천억 규모로 성장하면서 매년 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 건강보조식품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진다. 경기침제나 일자리 부족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한 요즘에 매년 10% 성장하는 산업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단일 성분이나 화학합성으로 만든 건강식품보다는 천연 원료로 만든 식품이 건강에 더 좋다고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건강식품 시장은 커지고 있다.


건강관련 식품 대부분은 우리가 ‘약초’라고 부르는 식물의 분말이나 추출물을 이용해서 만들어진다. 때문에 건강관련 식품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약용작물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약용작물 생산 기반은 건강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기반이 된다.


건강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원료인 약용작물이 안전한지, 또한 국내에서 생산한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며 때론 매우 민감하다. 빵이나 라면 등을 살 때 그 원료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 점에서 건강식품 시장에서 약용작물의 국산화는 매우 중요하다. 즉, 건강식품의 원료인 약용작물이 국내에서 안전하게 재배됐기를 소비자는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이 아무리 맛있고 포장 디자인이 눈에 들어와도 원료인 약초가 안전하게 생산된 것이 아니라면 그 제품을 믿고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직접 원료를 눈으로 확인은 못하지만 좋은 원료를 사용했을 거라는 브랜드의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건강기능성 식품을 포함한 건강보조식품 산업이 우리 국민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은 믿음을 줄 수 있는 안전한 국산 약용작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건강식품의 경쟁력은 원료인 약용작물의 신뢰성이고, 약용작물의 신뢰성은 국내에서 안전하게 생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품을 만드는 기술은 따라하거나 베낄 수 있으나 건강식품의 원료인 약용작물의 신뢰는 따라하거나 복사하기 어렵다. 믿을 수 있는 한국 사람이 한국 땅에서 안전한 방법으로 재배한 약용작물을 이용해서 만든 건강식품의 경쟁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탁월한 국내산 약용작물 원료가 건강식품산업의 원료로 사용돼 산업체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우리나라의 약용작물을 원료로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건강식품이 해외에서 한류를 일으키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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