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맛의 경계를 넘는 쌀 가공기술
쌀맛의 경계를 넘는 쌀 가공기술
  •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서영욱 박사
  • 승인 2018.07.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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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서영욱 박사

 

최근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된 적 있다. 도시에서 대학 졸업 후 오랜 기간 임용고시를 준비하다가 같이 공부하던 남자친구의 합격 소식을 듣고 무작정 낙향한, 뭐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청춘이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힐링먹방드라마’이다.

영화는 싱그러운 계절의 변화와 물소리, 바람소리, 무엇보다 아삭아삭 채소며 과일을 베어 먹는 소리가 압권이다. 20대 청년이 대청마루에 고사리를 말리고, 장대를 들고 감을 따는 모습은 이질적인 동시에 신선하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엄마의 손맛을 찾아 직접 쌀로 막걸리를 해먹는 장면 그리고 이어진 청춘의 고백 “도시에 살다보니까 보이더라. 농사가 얼마나 괜찮은 직업인지…….”


직접 쌀로 막걸리를 만들어 먹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밥 정도는 누구나 지어먹을 줄 알았는데, 최근 1인 세대가 늘고 밥을 대신해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음식들이 다양해지면서 쌀 소비는 날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거기에 ‘하얀 쌀밥은 건강의 적’이라고 알려지는 바람에 외면을 받기 일쑤다.

다행히도 얼마 전 농촌진흥청에서 분당제생병원과 공동으로 쌀밥과 밀가루 빵 섭취에 대한 비교연구를 진행한 결과, 쌀밥이 대사증후군 발생을 막고 체지방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의 억울함을 벗을 수 있었다.


과거에는 ‘식사하셨어요’라는 말로 안부를 묻고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며 삼시세끼 밥을 챙겨 먹었을지 모르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소비시장도 달라졌다. 쌀도 다양한 맛의 영역으로 나아가 유행을 반영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쌀은 자포니카 계열이다. 둥글고 굵은 모양의 자포니카 계열은 한국, 일본, 대만 및 중국 일부에서만 재배하고 있다. 전세계 생산 및 소비량의 90%는 훌훌 날아가는 인디카(안남미) 쌀이다.

안남미가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미 1905년 황성신문에 수입판매 광고가 실렸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꽤 오래됐다.

찰기 있는 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록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늘고, 해외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이 늘면서 이국의 향취를 느끼기 위해 안남미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안남미로 만든 쌀국수와 라이스페이퍼 등은 이미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아 소비량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까지는 ‘글루텐 프리’가 유행하면서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빵, 쿠키, 스파게티 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요즘은 저칼로리 떡, 쌀 수프, 누룽지탕 등 소화가 잘 되고 영양까지 고려한 간편식들이 나와 가벼운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의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되고 있다.


메뉴뿐만 아니라 만드는 방법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쌀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가공할 수 있도록 절삭식 정미기, 절삭식 건식 무세미기, 건식 쌀 제분기, 쌀가루 제면기 등의 기계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쌀국수를 뽑아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기계, 쌀과 물을 넣으면 쌀빵을 만들어주는 제빵기계, 초밥을 만드는 로봇 등 자동화 로봇기술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케이크 등을 만드는 기술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머지않아 3D 프린터를 활용한 쌀 요리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간편식 등 쉽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쌀 가공식품이 다양해질수록 건조, 정선, 선별, 분쇄 등 쌀맛을 이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벼농사를 짓는 농업인과 관련 단체, 산학연 및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 어린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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