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가격폭락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략 1년 6개월 전, 김영란법 시행 영향으로 잠시 추춤하던 소값이 꾸준히 올라, 최근 산지 송아지값이 400만원에 육박하고 비육암소값도 560만원을 넘겨 60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비육숫소도 500만원 가까이로 상승했다. 그런데 가격이 좋으면 업계차원에선 즐거울 일이건만 이대로 가다간 폭락할 지도 모른다고 걱정이다.
이유는 한우마릿수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쇠고기 소비를 감안할 때 적정마릿수는 280만마리 수준인데 올해 300만마리를 넘길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정도라면 벌써 가격이 하락국면에 들어가야 하지만 웬일인지 그럴 기미가 없다.

더구나 암송아지나 숫송아지 가격이 높은데도 꾸준히 입식되고 있다. 송아지값이 비싸지만 큰소 가격이 여전히 좋아서 2년정도는 충분히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값 등락사이클이나 마릿수를 감안하면 분명 위험한수준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한우업계는 최근 송아지생산 감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임암소 마릿수를 줄이면 점차 전체 마릿수가 감소할테니 암송아지를 비육시키자는 것이다. 사실 수소보다 암소 가격이 좋으니 그리 손해볼 것도 없어 쉬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송아지를 생산, 판매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한우생산농가로선 흔쾌히 결정할 일이 아닌 것이다. 해서 한우업계는 암송아지를 비육하면 4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가 하지 않으면 한우자조금사업비로 추진할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반응이 탐탁치않다. 농업예산을 감축한 마당에 추가예산이 필요한사업이니 달갑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소값강세에도 수입쇠고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싼 수입쇠고기를 두고 언제까지 비싼 한우고기를 먹을 것인가, 또 이미 포화상태인 마릿수가 머지않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더욱 염려스럽다. 오죽했으면 한우농가 스스로 국민참여예산제 후보사업에 미경산우 비육사업 실시를 청원까지 했을까.

정부는‘소잃고 외양간 고치는’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챙기길 바란다. 당장이 어렵다면 내년 예산에 꼭 반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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