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 공급과잉 우려…선제적 수급안정 대책 추진

한우 사육마릿수가 증가세를 이어가며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한우협회가 선제적인 대응책으로 한우자조금 40억원을 투입해 ‘미경산우 비육’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한·육우 수급조절협의회에서는 한우 사육두수 과잉 전망에 따른 선제적 수급조절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한우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우 사육마릿수와 가임암소 마릿수가 증가하고 있고, 송아지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송아지생산 의욕이 높아 암소도축율도 하락하고 있다. 이에 한우협회에서 번식률을 감안해 한우 사육마릿수를 예측해본 결과, 올해 하반기에는 한우 사육마릿수가 300만마리를 넘어서고, 2019년에는 313만2천마리, 2022년에는 340만6천마리를 넘어서며 공급과잉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금의 사육마릿수 증가 추세가 지난 2011~2012년과 비슷해 당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선제적인 수급조절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우협회는 수급조절협의회에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선제적 수급조절 방안으로 미경산우 비육사업 추진을 제시했으며, 승인을 얻으며 본격적 추진키로 했다.


한우협회는 우선 한우농가의 자율사업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우농가 중 미경산우 비육 희망농가를 대상으로 총 1만마리에 한해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한우농가가 미경산우 사업 참여시 송아지 손실 예상분을 지원하기 위해 마리당 40만원씩 총 4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 예산은 한우자조금 수급조절예산을 통해 지급된다.


그러나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추진키로 최종 결정됐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우병준 축산관측실장은 “한우협회의 예측과 달리 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올해 293만7천마리, 2019년에 298만2천마리, 2020년에 301만5천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힌 뒤, “2011~2012년과 현재는 사육기반, 소비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수치로 똑같이 비교하면 무리가 있다”면서 “사육마릿수 증가세가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본 후 수급조절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우협회 김홍길 회장은 “정부는 현재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는데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내년이 되면 분명 한우사육마릿수가 300만마리가 넘을 것”이라면서 “이대로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2~3년 후에는 한우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게 될 것이며, 한우농가들은 다 죽을 수밖에 없기에 선제적인 수급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미경산우 비육은 한우농가가 피해를 덜 보면서 마릿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이에 농가자율 참여를 기반으로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수급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