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사회 각층, 경제 각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미FTA 무용론’이 이미 파다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미 상무부가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넥스틸에 75.81% 관세를 또 매겼다. 이달초엔 한국산 탄소와 합금강 선재에 41.1%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했다. 철강관세 면제로 환호한다던 얘기가 엊그제 같은데, 도루묵이 됐다. 자동차 업계 역시 철강업계와 비슷하게 최대 25%의 고율관세가 예상되고 있다.


비교적 조용한 농업계는 추가로 얘깃거리를 낼 게 없는 지경이다. 이미 풍비박산 났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한미FTA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미국으로부터 농축산물 수입액이 78억2천900만달러, 반대로 수출액은 6억4천100만달러, 무역수지가 71억8천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FTA가 발효된 이래 가장 큰 적자규모다. 품목별로는 쇠고기와 치즈, 분유, 과일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 관세이외에 위생 및 검역 등 비관세장벽을 이용해 농축산물 수입을 규제하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 통상 협상에서 농업부문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제는 아직 협상중이라는 한미FTA재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 무역협상을 거론하면서 ‘좋은 뉴스’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FTA 재협상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발언속에 농축산물도 당연히 포함됐을 것으로 보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사상 최악의 가격폭락이 연이어지는 국내 농산물 시장에 무엇을 더 얹어 놀지 걱정되는 대목이다.

농업계는 여전히 ‘한미FTA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레드라인’이라며 현단계를 만족스럽게 얘기하는 정부는 어떤 답변도 없이 FTA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사상 최대 무역적자가 우리 농업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데, ‘잘 지켰다’고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다. 통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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