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성과보다 미래 담은 투자 필요


농촌진흥청은 최근 전문가들을 초청해 농특산물 포장디자인 공모전 성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5년~2017년까지 3년간 농촌현장의 농특산물 우수 포장디자인의 공모전을 통해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일선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나 경영체에 포장디자인 개선에 도움을 제공해 왔다. 

지난해에는 ‘소비자 신뢰로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포장디자인’이란 주제로 제3회 공모전을 개최해 전국 각지에서 45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총 11개 작품이 우수 농특산품 포장디자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포장디자인의 공모전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성과는 물론 연구개발 기관에서 공모전을 개최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에 따라 공모전이 중단됐다.

다만 3차례에 걸쳐 개최된 포장디자인 공모전이 과연 어떠한 성과를 냈고 공모전이 갖는 의미와 역할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촌진흥청 채혜성 박사의 ‘포장디자인 공모전 및 디자인 분야 연구성과’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유영석 박사의 ‘포장디자인 개선효과 및 인식 변화’ ▲전북대학교 정성환 교수의 ‘농특산물 브랜드화를 위한 향후 과제’ 등 주제발표가 마련됐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국민대학교 정도성 교수는 “농업을 21세기 유망산업, 미래 가치를 지닌 산업으로 바라보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때 성급한 성과 때문에 공모전이 중단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농업은 미래세대, 후계농업인들을 내다보고 설계를 해야지 당장의 결과를 따지는 것을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일본은 대불황을 극복하고 3만불 시대에 들어서면서 농특산물 브랜드가 넘쳐나고 자연스럽게 포장디자인 분야까지 활기를 띄면서 젊은 인력들이 대거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 일본의 디자인 공모전에 총 6,000점이 출품된 가운데 농업분야가 1,500점에 달할 정도로 활기를 띄고 있다는 것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한국 농업도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대비해 당장 성과를 따지지 말고 미래농업, 후계농업을 위해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눈앞에 성과에 눈이 멀어 더 큰 성과를 포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전북대학교 정석환 교수는 “특허청 등 정부기관에서도 독자적으로 또는 관련 산업과 연계해 다양한 형태의 공모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면서 “굳이 농업이라는 제한된 울타리를 쳐놓고 포장디자인을 농업 외 분야로 배척한다면 미래 농업은 암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3년간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농촌, 미래농업을 발견할 수 있었고 농업인들의 의식이 매우 높아져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조기에 성급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거나 공모전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측정 불가한 파급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농진청 김미희 농촌환경과장은 “농업과 포장디자인을 연계하는 것이 현재까지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다부처 협업 등 농특산물 포장디자인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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