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팥장 재현… “토종도 가공이 가능해요”
전통 팥장 재현… “토종도 가공이 가능해요”
  • 성낙중 기자
  • 승인 2018.05.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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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지나치게 남의 말을 믿는 사람을 놀린다는 뜻으로 팥으로는 메주를 쓸 수 없다는 속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콩이 아닌 진짜 팥으로 메주를 쑤어서 팥장을 담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 홍성군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는 15년전부터 토종 재배와 수집, 가공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팥고추장, 황토방 청국장, 팥장환 등 전통식품과 예팥, 재팥, 선비잡이콩, 청참외, 상추 등 토종 보존을 하고 있다.

“어릴 적에는 팥장을 자주 먹었어요. 세월이 흘러 어릴 적 먹던 그 장맛이 생각났고, 할머니가 해주셨던 기억을 떠올려 6년 전에 팥장의 재현에 성공했어요. 팥장은 예팥을 쓰는데 예팥은 일반 팥에 비해 크기가 작아 농사를 짓지 않아요. 그래서 모르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녀는 현재 특허를 등록한 팥장을 활용해 팥막장, 팥고추장, 팥된장 등의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주목을 받는 것은 토종의 보존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옛날에 할머니께서는 만주로 강제이주 될 때 씨앗을 꼭 챙겨가셨다고 해요. 항상 베개속에 보관했던 씨앗을 오재미 주머니 같은 곳에 싸서 보관을 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그 베개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씨앗을 심을 수 있고, 먹을 것이 생기기 때문에 밥 굶을 걱정은 덜 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토종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늘 그녀의 마당에는 토종호박, 토종콩의 씨앗들이 선별되고 있고, 자주 나눔을 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토종콩의 종류만 4,000여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한 번은 일본이 토종학자가 직접 찾아와 우리나라의 토종을 보고는 감동을 하고 돌아간 기억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밭에서는 토종상추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달팽이가 놀고 있을 정도로 깨끗한 환경에서 보존을 하고 있었다.

“상추는 가을에 씨를 받아요. 먹을 것은 먹고, 남길 것은 남겨서 내년에 심기도 하고 나눔도 해요. 옛날에는 저 집 씨앗이 좋으면 조금 얻어서 심고, 내 것이 좋으면 나눠주기도 했잖아요. 이렇게 씨앗에는 서로 나누는 문화가 있어요. 또 그게 바로 정(情)이었고요.”
이어서 그녀는 토종을 보존하면서 생기는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토종은 개량된 씨앗보다 수확량도 적고, 그러다 보니 소득도 적어요. 하지만 농약을 안 쳐도 수확이 일정하고, 농산물이 건강해요. 또 재밌는 스토리도 많아 우리문화를 알리고, 알아가는데도 많은 도움이 돼요. 토종에 대해서 정부나 지자체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음 좋겠어요.”

그녀는 앞으로 토종 보존은 물론 팥장을 복원한 것처럼 가공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팥장은 지난 해 12월 10일 국제 전통음식 보존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등재됐다.

“토종의 보존에 그치지 않고 가공을 해야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토종도 얼마든지 가공이 가능하고, 전국에서 팥장의 후속작품들이 나오면 토종에 대한 인식도 변화될 것으로 기대해요.”


이경자  대표가 추천하는 토종 <토종 청참외>

조선시대 백성들이 임금에게 대접한 참외

성환참외, 청참외, 먹참외, 조선참외. 이들 참외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토종참외들이다.

그 중에서도 청참외는 이가 없는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참외로 알려졌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있는데 껍질을 깎아도 속이 짙은 파란색이다.

조선시대 문인인 박동량은 기재 잡기에서 세종대왕이 용인, 여주, 이천 등으로 사냥을 다니면 길가의 백성들이 청참외와 보리밥을 대접했는데 그러면 반드시 술과 음식으로 답례를 했다고 기록했다.

“조선시대에는 여름만 되면 청참외는 재배했다고 해요. 청참외는 지금 먹어도 맛있는데 맛은 멜론과 비슷한데 장아찌로도 많이 만들어 먹어요. 과육은 청참외라는 이름처럼 초록빛이 돌고, 향은 시중의 노란색 참외보다 더 진해요. 저희집에서는 생으로도 먹고, 장아찌도 먹어요.”

청참외는 참기름, 깨, 매실원액 등을 넣어 무쳐먹어도 맛있고, 장아찌를 할 때는 속을 긁어낸 후 물에 한번 헹궈 소금 넣어 24시간 절이면 된다. 이렇게 절여진 청참외는 하룻밤 정도 무거운 돌을 눌러 물기 뺀 후 각자의 방식대로 장아찌를 담으면 된다.

참외는 100g당 31kcal며 쿠쿨비타신이란 성분은 해독과 항암효과가 있고, 수분함량이 높아 이뇨작용, 변비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요즘은 노란참외가 많지만 참외도 종류가 굉장히 많고, 모양과 맛도 다 달라요. 또 오래전부터 조상들이 먹어본 것들이라 잘 보존해서 후세에게 전해줄 필요가 있어요. 올 여름에는 청참외와 장아찌 한 번 드셔보시고, 토종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갖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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