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으로 만든 구수한 장맛 맛보세요”

농가형 전통장류 사업장은 꾸준히 늘며 전국에 1천여곳 넘게 운영되고 있다. 반면 장류에 대한 소비는 계속 정체상태다. 이렇게 전통 장의 설자리가 점점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20여년간 장류사업을 이어오며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농업인이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위치한 ‘조옥화전통장’의 조옥화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옥화 대표는 지난 1999년 전통장류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여년동안 지역에서 재배한 콩 이용, 전통방법 제조 등을 고수하며 우수한 품질의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조 대표의 두 자녀가 최근 든든한 후원군으로 나섰는데, 그녀의 손맛과 아들의 식품영양 전문성, 딸의 마케팅 등 삼박자가 고루 갖춘 가족경영을 통해 더욱 탄탄한 장류 사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농한기 소득사업으로 장류사업 시작

옥화 대표가 전통 장류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농한기 때 할 수 있는 소득사업을 고심하면서다. 새로운 것을 배워 소득을 창출하기보다 잘하는 것을 이용해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생각에 장(醬)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조 대표의 장맛은 장류사업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이미 소문이 파다했다. 직접 농사지은 콩을 이용해 된장, 고추장 등을 만들어 지인들과 함께 나눠 먹곤 했는데, 하나같이 장맛이 좋다며 판매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많이 받았던 것이다.

또한 교육 중 듣게 된 강의에서 “장독대가 사라질 것”이라는 어느 교수님의 말을 듣고, 전통 장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장류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조 대표는 밝혔다.

이에 그녀는 지난 1999년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을 받아 본격적으로 전통 장류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워낙 손맛이 좋았기에 조 대표의 장맛은 금세 입소문이 퍼지 승승장구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9년 농촌진흥청과 인연을 맺으며 조옥화전통장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농진청 발효식품과에서 현장연구를 제안 받은 그녀가 흔쾌히 승낙하며 1년여간 현장연구가 진행됐는데, 이를 통해 조 대표는 더욱 체계적인 장류 제조 원리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 이러한 인연으로 발효식품과 최혜선 연구사가 개발한 ‘메밀 속(速)성장 제조방법’ 기술을 이전 받아, 조옥화전통장만의 메밀된장, 메밀고추장 등 메밀장을 생산·판매하게 됐다.

조 대표는 “메밀장은 콩으로 만든 된장에 비해 소금이 덜 들어가 ‘저염’이고, 아미노산과 유산균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다”면서 “특히 보통 일반 된장은 1년에 한번 장을 담글 수 있고 오랜 숙성기간도 거치지만, 메밀장은 일 년 내내 담글 수 있고 속성으로 제조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메밀속성장 제조…덜 짜고 기능성 높아

조옥화전통장에서는 전통방식으로 만든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청국장가루와 함께 메밀된장, 고추장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워낙 장맛이 좋아 전 품목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조옥화 대표에게 조옥화전통장의 인기 있는 ‘비법’을 묻자 그녀는 첫 번째로 ‘재료’를 꼽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가 좋아야 장맛도 좋다는 것. 조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콩과 함께 지역의 80여개의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콩을 수매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1년 동안 사용하는 콩만 400가마니가 넘는다고.

또한 손이 더 많이 가지만 장작에 불을 피워 가마솥에서 콩을 삶고, 짚으로 메주를 엮어 햇빛과 바람에 말리는 등 전통방법을 고수하는 방법을 통해 유익균 관리에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 대표는 “균을 연구하는 박사님도 장작으로 콩을 삶는 것이 훈육작용을 일으켜 잡균을 잡아줘 장맛을 더 좋게 하는데 일조 한다고 설명해줬다”며 “가스불에 비해 손이 더 많이 가고 고생스럽지만 이렇게 해야 장맛이 더욱 깊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경영으로 탄탄한 사업기반 다져

전통장류를 이어가고 있는 조 대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딸 김영롱 씨와 아들 김영 중 씨가 어머니의 전통장류 사업을 돕고 있는 것.

조 대표는 전체적인 운영과 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가업을 잇기 위해 대학 전공도 식품영양학과로 진학한 아들은 조 대표를 도와 장 만드는 일과 장류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딸 김영롱 씨는 판매, 유통 등 마케팅 업무를 맡아 판매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더해 남편 김용선 씨는 주작목이던 쌀을 접고, 모두 콩으로 작목을 전환해 원료제공에 일조하며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가족들의 역할 분담이 뚜렷해지며 조옥화전통장은 그만큼 탄탄한 사업기반을 다지며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들 김영중 씨는 “부모님의 가업을 잇기 위함도 있지만, 점점 하향되는 전통장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류사업을 함께 하게 됐다”고 전한 뒤, “이에 장류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적인 부분을 첨가한다면 전통장류를 알리고, 활성화시키는데 힘을 실어 줄 것이라 생각해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전통장을 알릴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영중 씨는 “전통장을 알리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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